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요즘 중국에서도 잘 성립이 되지 않는다. 돈이 없으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할 뿐 아니라 과외를 받는 것 역시 언감생심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가난한 부모 슬하의 공부 잘하는 자녀는 이제 더 이상 재현되지 않을 신화가 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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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촌 출신으로 개천의 용이 된 왕신이 양. 베이징대학 중문과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제공=헝수이르바오.
그러나 세상에는 가끔 기적도 일어난다. 14억 명의 인구를 바라보는 중국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최근 개천에서 용이 나는 기적이 연출된 것이다. 이 기적의 장본인은 바로 허베이(河北)성 동남부의 궁벽한 농촌인 자오창(棗强)현 소재의 자오창중학 졸업 예정인 왕신이(王心儀·19) 양으로 지난 달 치러진 이른바 가오카오(高考·중국 대입 수능)에서 무려 평균 94점인 707점의 점수로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학 중문과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헝수이르바오(衡水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31일 보도에 따르면 왕 양은 집안 형편만 따지면 대학은 고사하고 고등학교도 다니기 힘든 처지였다. 1년 수입이 1만 위안(元·170만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가족들이 먹고 살기도 빡빡했던 것. 그러나 왕 양은 워낙 총명한 데다 공부를 잘했다. 3년 전 치러진 모교 입학시험에서는 수석을 차지하기도 할 정도였다.
당연히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도 개천의 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왕 양에게 매년 2000 위안씩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런 지원은 헛되지 않았다. 왕 양이 3년 내내 수석의 자리를 내놓지 않은 기세를 몰아 가오카오에서 무려 707점을 획득한 것. 이와 관련, 베이징대학 출신의 교사인 런즈페이(任知非) 씨는 “베이징대학에 진학하려면 가오카오 성적이 680점은 맞아야 한다. 707점이라면 대단한 성적이라고 해야 한다. 왕 양이 농촌 출신 학생에게 주는 가산점 50점을 받지 않고도 합격했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다”라면서 왕 양의 자질을 높이 평가했다.
왕 양의 앞으로의 꿈은 대학 교수라고 한다. 이 꿈을 이루려면 말할 것도 없이 중고교 시절처럼 아르바이트에 매달려서는 곤란하다. 다행히 베이징대학에서는 왕 양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은 기적이기는 하겠으나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