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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의 미친 집값은 초강력 피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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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8. 08. 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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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결혼 못하는 이유로 미친 집값 거론
중국의 집값은 미쳤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한데도 집값은 평균 2∼3배 높은 현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오죽했으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이 집값을 잡으라고 최근 당정 고위층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그런지는 역시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베이징 소식통의 3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나 각급 기관에 근무하는 임금 생활자의 평균 연봉은 그다지 높지 않다. 10만 위안(元·1700만 원)을 받으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해도 괜찮다. 하기야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 졸업자들의 연봉이 5만 위안 전후에 불과하니 이렇게 단언해도 무리는 없다.

문제는 역시 집값이 엄청나다는 사실에 있다. 베이징의 경우 100㎡의 주택 한 채 값이 1000만 위안을 홋가하는 것이 기본이다. 웬만한 임금 생활자들은 당장 현찰을 주고 이런 주택을 사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방법은 대출을 받는 것이다. 당연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이후는 바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게 다름 아닌 지옥이다. 엄청난 이자를 다달이 내야 하기 때문이다.

팡누
팡누의 현실을 자조적으로 그린 만평. 젊은 사위가 장모에게 집을 사도록 강요당하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제공=신화(新華)통신.
만약 100㎡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700만 위안 정도를 대출받았다고 하자. 이 경우 연리 5%만 쳐도 은행에 내야 하는 월 이자는 무려 3000 위안 가까이 된다. 연봉 10만 위안을 받아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원금까지 갚아야 할 경우는 진짜 허리가 휜다. 빚을 갚아야 하는 노예가 된다고 해도 좋다. 중국에 십 수년 전부터 팡누(房奴·부동산 노예)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관련 드라마나 소설, 영화 등이 히트를 치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중국인들의 대부분은 팡누에 해당한다. 이렇게 되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결혼을 망설이게 된다. 나중에는 아예 결혼의 전제가 되는 연예도 하지 않게 된다. 출산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엄두가 나지 않는다. 높은 가격의 부동산이 피임약이라는 자조가 중국의 젊은 부부 사이에 유행하는 것은 이로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중국 정부 당국이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엄명이 아니더라도 집값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지는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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