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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도 베이징 집 못사는 중국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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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8. 08. 3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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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까지 나서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
노벨상 수상자라면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재력도 남부럽지 않게 생기게 된다. 거주할 집을 못 산다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실제로 두 명이나 되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베이징에서 집을 못 산다는 불평을 한 바 있다. 하기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도 지난 7월 말 당 정치국 회의에서 당정 지도자들에게 거품이 잔뜩 낀 중국의 부동산 가격을 잡으라고 이례적으로 지시를 했으니 이들의 말이 괜한 것은 아닌 듯하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천정부지인 베이징의 집값에 대한 불평을 먼저 털어놓은 노벨상 수상자는 소설가 모옌(莫言·63)이 아닌가 싶다. 2012년 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기자들이 800만 크로나(13억 원)에 달하는 상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묻자 “지금 사는 집이 너무 좁다. 3대가 살 수 있는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 하지만 그 상금으로는 베이징 중심지에 크고 좋은 집을 살 수 없다”면서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 실제로 당시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은 평방미터 당 5만 위안(元·850만 원)이 넘었다. 그가 받은 상금으로는 3대가 살 만한 베이징 같은 대도시의 부동산을 장만하기가 쉽지 않았다.

부동산 1
베이징의 한 서점.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경고하는 내용의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지금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의 중심가에는 평방미터 당 10만 위안이 넘지 않는 아파트나 주택들이 드물다고 해야 한다. 만약 그가 당시 집을 장만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100 평방미터 규모의 작은 집도 사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행히 그는 1년 후 대도시 중심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베이징 외곽에 200평방미터의 아파트를 구입, 소원성취를 했다.

베이징의 미친 집값에 일침을 가한 또 다른 노벨상 수상자로는 2011년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토마스 사전트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베이징대학 후이펑(匯豊)상학원의 사전트수량경제 및 금융연구소 소장의 자격으로 참석한 한 포럼에서 “당신은 돈이 많아 주택을 살 수 있다면 베이징이나 선전, 뉴욕, 뉴델리 중 어느 곳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나는 그럴 돈이 없다. 만약 있다면 베이징이나 선전에 사고 싶다”면서 베이징과 선전의 집값이 천정부지라는 사실은 은연 중에 밝힌 것. 올해 들어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이 평균 20% 전후 폭등한 사실을 상기할 경우 그의 말은 진실에 상당히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당연히 베이징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것이 아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웬만한 중국의 대도시는 지금 미쳤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불만이나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이례적 지시는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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