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부동산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나 빌딩 등을 수집하며 졸부 소리를 듣는 것은 일도 아니다. 팡예(房爺·부동산 할아버지), 팡졔(房姐·부동산 누나)라는 황당한 신조어가 유행하는 것도 까닭이 있다. 하지만 부동산과 관련이 없는 업종의 기업들이 본업에 충실하지 않은 채 눈독을 들인다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재무제표는 좋아지겠지만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력 약화는 필연이다.
중국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부동산 부자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면밀한 부동산 투자 계획을 통해 졸부가 된 경우가 많다.
유력지 충칭상바오(重慶商報)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말을 기준으로 불요불급한 부동산을 보유중인 상장기업들은 총 1563개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규모도 5800억 위안(元·98조6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1개 기업당 3억7000만 위안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예상보다 많지 않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사옥 등을 제외한 부동산의 가치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싼리툰(三里屯)에서 부동산 업체를 운영하는 량윈펑(梁雲峰) 씨는 “주로 빌딩을 거래하는데, 부동산 업종과 관련이 없는 기업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목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부동산 투자 담당 부서를 두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기업들이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요즘 움직이기 어려운 대세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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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에 자리잡고 있는 한 중소 전자회사. 이런 회사들도 중국의 부동산 광풍에 편승, 투자 외도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제공=충칭상바오
기업이 거품 잔뜩 낀 부동산이 가져다주는 꿀만 빨다 보면 본업에 충실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은 상식. 버블이 터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도산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본이 부동산 버블로 인해 잃어버린 20년의 고통을 겪은 것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 보면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불관언의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믿고 있는 분위기다.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보장되고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말처럼 100년이 넘어 101년을 버티는 훌륭한 기업이 될 수 있다. 똑똑한 바보가 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지금 중국 부동산 시장의 광풍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