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하는 중국이 속으로는 사방 주변국들이 모두 적인 이른바 사면초가를 몹시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비관론을 펴는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은 상황 악화로 만신창이가 되기 전에 서둘러 전쟁 종식을 위한 대미 무역협상을 다시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내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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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유엔총회에서 중국을 겨냥, 불공정 무역을 타파하자는 요지의 연설을 하고 있다. 중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으나 속으로는 사면초가의 국제적 고립을 우려하고 있다./제공=환추스바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이런 노심초사는 괜한 기우가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25일 유엔 본부에서 가진 무역대표 연석회의 후 이끌어낸 연합성명을 통해 대미 무역전쟁 지속 결의를 보이는 중국을 공격하는 게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 진짜 그런지는 “일부 국가는 과잉생산을 통한 덤핑에 나서고 있을뿐 아니라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으로 불공정한 무역을 자행한다. 게다가 외자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강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식재산권을 훔치기까지 한다”는 성명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조만간 3자가 공동보조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은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이 타결됐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개정안의 내용은 중국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순순히 따라줬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구나 한미 양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동맹 관계에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미일 및 유럽연합과 동조, 자국을 포위하는 사면초가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중국은 아직 대외적으로는 계속 자신감을 적극 드러내고 있다. 웨이제(魏傑) 칭화(淸華)대학 경제학과 교수의 주장처럼 과거 구소련보다 훨씬 큰 경제 규모, 엄청난 내수 시장,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등이 충분히 미국의 맹공을 견뎌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은 듯하다. 여기에 30여 년 전의 톈안먼(天安門) 사태 같은 국가적 위기를 이겨낸 경험까지 더하면 중국의 자신감은 나름 일리도 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도 불후의 진리라는 사실도 분명히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지속적으로 미국 등에게 당하다 보면 맷집도 진짜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게다가 사면초가가 진짜 현실이 되면 천하의 중국이라고 해도 용 빼는 재주는 없다고 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비관론자들의 충고를 더욱 진중하게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