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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임하는 중의 장기전 카드는 소득세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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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8. 09. 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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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부터 54조 원 감면 실시
미국과 치르는 무역전쟁에서의 장기적 항전을 외치는 중국 당국이 만지작거리는 회심의 카드는 개인 소득세의 감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장 10월 1일부터 연 3200억 위안(元·5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감면 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구체적인 세부 내용도 확정됐다. 우선 소득세를 내지 않는 최저 월 소득 기준이 기존의 3500 위안(59만5000원)에서 5000 위안으로 인상됐다. 또 월 2만 위안 이하의 비교적 고소득군 역시 세금 부담이 지금보다 평균 절반 이상 줄어들 예정으로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업들 역시 연구개발(R&D) 비용을 과세소득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가 확대 적용되면서 혜택을 보게 된다. 이 경우는 2018년 초까지 거슬러 소급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감세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인들의 세금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당분간은 세금 때문에 만평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고통을 받은 일은 없을 듯하다./제공=징지르바오
중국이 환원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여간해서는 용단을 내리기 어려운 소득세 감면 카드를 뽑아든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방패가 될 내수 부양을 위해서는 주머니가 말라 있는 국민들의 소비 여력을 부추겨주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중산층들이 턱 없이 높은 거주비와 교육비, 의료비 등에 사로잡혀 고생하는 현실을 상기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베이징에서도 상당히 고소득층에 속하는 40대 후반의 변호사 반루이(班磊) 씨가 “연봉 60만 위안이면 중국 전체에서도 상위 5% 임금 생활자군에 들어간다. 그러나 우리 가정은 전혀 여유가 없다. 주택 구입 때 받은 대출금 상환액만 연 30만 위안에 이른다. 하나뿐인 고교생 딸의 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아직 생존해 계시는 부모님이 아프시기라도 하면 가계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 소비는 커녕 외식 한 번 근사하게 하기 힘들 정도로 쪼들린다”고 한탄하는 것이 결코 괜한 게 아닌 셈이다.

여기에 경제 성장 효과가 가장 좋은 인프라 투자의 경우 중앙 및 지방 정부의 부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큰 것도 중국이 감세 카드를 뽑아든 이유로 꼽힌다. 물론 이 카드는 중국 당국이 장고 끝에 내놓은 묘수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기는 하다.

현재 경제를 총괄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중국 당정 지도부는 사실상 백기 항복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리 총리가 9월 말 톈진(天津) 하계 다보스회의(세계경제포럼)에서 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국민의 소비 능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의지를 반영하는 증거인 셈이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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