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의 장기화로 악화일로를 치닺는 미중 관계가 갈수록 태산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말 열릴 예정이던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이어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개최 예정이던 양국의 연례 외교안보 대화까지 취소됐을 정도이다.
미중 양국 관계에 밝은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의 2일 전언에 따르면 이번 취소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결정, 미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는 다소 황당하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상대할 인민해방군의 고위 인사가 없다는 게 중국이 전달한 이유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써 양국 관계는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중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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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갈수록 태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언론에 실린 만평이 현실이 되는 것 같다./제공=환추스바오(環球時報).
사실 중국이 외교안보 대화를 전격 취소한 것은 최근 양국의 군사적 긴장 관계를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기는 한다. 무엇보다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입한 인민해방군 기업에 제재를 가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이 대만에 3억3000만 달러 규모의 군비 판매를 결정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한다. 여기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B-52 전략폭격기들을 보내 중국을 자극한 미국의 행보를 보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고 해도 좋다.
중요한 점은 양국의 각종 협상과 대화의 취소가 중국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득세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이는 향후 양국 관계가 파국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부 관리 Z씨는 “현재 중국 내 여론은 이번에 밀리면 향후 수십 년 동안 미국에 노라고 못하게 된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최고 지도부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 다소 피해를 보더라도 끝까지 미국에 대항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양국 간의 갈등은 아무래도 해를 넘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