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국토교통부·외교부·국방부·국무조정실 등 범부처 긴급 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괌 우회 귀국’ 방식을 결정해 오는 27일 군 수송기를 현지로 보낸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지 정보를 종합했을 때 사이판공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 공항 상황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사이판공항에 민항기 운항은 불가능하지만 군용기는 주간에 한해 이착륙이 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27일까지 군 수송기 1대를 사이판으로 보내 당일부터 한국인 관광객을 인근 괌으로 이동시키고, 괌∼인천·부산 노선에 취항하는 국적기를 이용해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외교 채널과 항공사 협의 등을 통해 마련하고 있지만, 국방부가 파견을 준비 중인 수송기는 정원이 90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사이판에 발이 묶인 한국인 관광객은 1700∼1800명 수준으로 파악돼 이들을 모두 괌으로 옮기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이판에서 괌은 약 220㎞ 거리로 비행시간은 40분가량 걸리며, 정부가 준비 중인 군 수송기 1대로는 사이판과 괌을 20번 이상 오가야 하는 상황. 사이판공항은 낮 시간대에만 이용할 수 있다.
괌으로 이동한 한국인 관광객은 국적사가 운영 중인 괌∼인천·부산 항공편 잔여 좌석을 이용해 귀국한다. 현재 국적 항공사들은 매일 10∼11회 인천∼괌 직항편을 운영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8일 0∼9시 괌을 떠나 인천으로 오는 항공편은 총 459석의 좌석이 남아 있고, 같은 시간대 괌→부산 노선에는 195석이 비어 있다. 29일과 30일에도 비슷한 수준의 잔여 좌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사이판 운항 중단으로 비행기를 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임시편 편성을 준비 중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는 현재 자사가 운항 중인 괌 노선에 임시편을 추가 투입하기 위해 괌 공항 당국과 협의 중이고, 괌 노선이 없는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대책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