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명문가 중 하나인 덩샤오핑(鄧小平) 가문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최근 흔들리고 있다. 권위가 추락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패밀리는 옥고까지 치르는 등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존재감이 희미해지면서 이름뿐인 명문가가 될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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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고 있는 덩샤오핑 가족. 덩이 타계하기 직전에 짝은 사진이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국 권부(權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이미 고인이 된 덩샤오핑 본인의 위상이 이전만 못하다. 최근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개혁·개방 40주년 기념과 관련한 각종 행사에서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대신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라는 별명이 말해주는 그의 위상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中勳) 전 부총리가 차지하고 있다. 시 전 부총리가 개혁·개방 정책이 천명된 1978년 12월에 광둥(廣東)성 서기로 있었다는 사실이 외견적 이유이기는 하지만 덩보다는 아버지를 더 부각시키려는 시 주석의 의도적 배제로 밀려났다고 봐야 한다.
안방보험 회장을 지낸 그의 외손자 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52)가 지난 5월 무려 18년형의 징역을 선고받은 횡액도 거론해야 한다. 자금모집 사기 및 직권남용 비리를 저지른 것이 완전히 인생이 끝나는 가혹한 처벌을 받은 이유였다. 그러나 가문의 힘이 여전했다면 경영권 박탈 정도의 처분만 받고 훈방됐을 것이라는 게 권부 소식통들의 중론이다.
두 아들 중 한명인 막내 덩즈팡(鄧質方·66)과 3녀 덩룽(鄧榕·68) 역시 처지가 말이 아니다.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축재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언제 잘못 돼도 크게 이상하다고 하기 어려울 듯하다. 이 와중에 큰 사위 우젠창(吳建常)이 19일 향년 79세로 타계하는 일도 일어났다. 외손자 사위 우샤오후이가 횡액을 당한지 고작 6개월여 만에 발생한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볼 수 있다.
큰 딸 덩린(鄧林·77)과 둘째 딸 덩난(鄧楠·73), 그리고 장남 덩푸팡(鄧樸方) 역시 느긋하게 말년을 즐기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당국의 요시찰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중 화가인 덩린은 남편의 별세와 사위 우샤오후이의 횡액으로 완전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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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덩샤오핑 가문의 추락은 시 주석이 권력을 거머쥐던 지난 2012년 가을에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해도 좋다. 덩 가문을 지우고 아버지를 핵심으로 하는 자신의 집안을 중국 최고 명문가로 내세울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전망은 지금 완전한 현실이 돼버렸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정치 평론가 장(蔣)모 씨는 “하늘에 태양이 두 개 있을 수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현재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의 가문보다 더 명망있는 가문이 있으면 되겠는가”라면서 현재 상황이 어쩔수 없는 일임을 피력했다.
당연히 덩샤오핑 가문은 반발하고 있다. 중국장애인협회 명예회장으로 있는 덩푸팡이 최근 “중국은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는 요지의 말로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시 주석을 에둘러 비판한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소용이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죽은 권력이 살아 있는 권력을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