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외견적으로만 보면 3개월 동안의 휴전에 들어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중국제조 2025’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지난 21일 끝난 당정 최고 지도부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다진 것만 봐도 진짜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여기에 미국의 부탁으로 멍완저우(孟晩舟·46)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전격 체포한 캐나다와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실까지 상기하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다. 아직 피해를 본 것이 별로 없는 만큼 최악의 경우 무역전쟁의 재개도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Trade war
0
미중 무역전쟁을 형상화한 만평. 중국이 이로 인해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하지만 중국 경제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백기항복을 할 정도로 흔들리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해 보이기는 하나 내상도 상당히 입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단정은 현재 중국을 강타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역전쟁의 여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우선 도산 기업의 수를 꼽아야 할 것 같다. 소식통의 전언에 의하면 무려 500만 개 전후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중국의 파산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에 대해 개인 자영업자인 베이징 시민 추이젠(崔簡) 씨는 “무역전쟁으로 500만 개의 기업이 파산했다는 것은 얼핏 보면 말도 안 된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종업원 1∼2명을 고용하고 있는 곳도 법적으로는 기업이라고 해야 한다. 이들은 조그마한 충격에도 무너지게 된다. 500만 개의 기업이 도산했다는 추산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주장했다.
도산 기업들에서 쏟아져 나오는 실업자의 규모 역시 경악스럽다. 재취업을 한 경우가 많기는 하나 1000만여 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하는 경기 탓에 실업률이 좀체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는 최근 상황에 비춰보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해야 한다. 만약 무역전쟁의 종전 기미가 보이는 등의 반전 상황이 도래하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6개월 동안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싸늘하게 식어버린 경기 탓에 취업 기회를 놓친 불운한 이들도 상당히 많다. 최소 2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해도 좋다.
물론 이런 비관적 관측이 너무 과대포장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일리는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어떻게든 미국과 진행하는 무역전쟁 협상을 타결시키려는 노력을 물밑 하에서는 적극 기울이는 것은 다 나름의 까닭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