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초의 직선 총통으로 유명한 리덩후이(李登輝·96)가 5일 한때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문에 휩싸이는 곤욕을 치렀다. 현재 96세의 고령인 만큼 사망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나 생존해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다만 건강 상태는 나이로 미뤄볼 때 상당히 나쁜 것은 분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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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리덩후이 전 총통을 문병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망설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제공=대만 롄허바오(聯合報).
대만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5일 전언에 따르면 그의 사망 소식은 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확인되지 않은 관련 뉴스가 올라가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나중에는 위키피디아에 이날 지난 3일 경 사망했다는 부고 기사가 뜨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서 사업을 하는 대만인 L 모씨는 “대만의 언론 자유도는 중국보다는 훨씬 높다고 해야 한다. 인터넷도 정부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 때문에 핫한 뉴스가 터졌다 하면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기사들이 난무한다”면서 리 전 총통의 사망설이 괜히 터진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의 사망설은 나름 상당한 근거도 있다고 봐야 한다. 우선 백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라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상당히 심각한 뇌경색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 역시 사망설의 원인이 아닌가 보인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졌던 주변에서 이미 한 번 쓰러진 고령의 노인이 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타계했다고 서둘러 판단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996년 치러진 최초의 직선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 소속으로 당선된 그는 대만에서 출생한 본토인. 젊은 시절에는 공산당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으나 미 코넬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대만대학 교수로 자리잡은 이후부터는 정치적 성향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당 소속이면서도 공산당과의 통일이 아닌 대만독립을 은근히 지향한 것이다. 이로 인해 그가 총통으로 있던 지난 세기 말에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별로 좋지 않았다.
그는 노후에는 공공연히 대만독립을 주창하기도 했다. 당연히 대만독립 성향인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도 코드가 상당히 잘 맞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2016년의 선거에서는 자신이 거의 평생을 몸담았던 국민당을 외면한 채 그녀를 지지하기도 했다. 차이 총통이 지난 3일 구정을 앞두고 그의 집을 찾아 문병을 한 것은 이런 둘의 관계를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