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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덕은 1960년 충북 청주출신이다. 청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심경을 1377년 흥덕사에서 탄생시킨 고장이다. 직지심경은 독일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구텐베르크의 성서보다도 78년 앞서 간행된 소중한 민족유산이다. 또 청주는 세계 3대 광천수인 초정 약수터가 있는 명소인데 이곳은 직무에 시달리느라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라 불리는 조선시대 세종이 사계월간 머무르며 요양을 하면서 피부병, 안질, 위장병을 치료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필자는 20년전 청주시 남일면에 있는 공군사관학교에 복싱강사로 1년동안 출퇴근 하면서 청주와 인연을 맺은적이 있는데 이때 느낀 점은 청주란 도시는 스포츠 각 종목을 대표하는 탑스타들이 유난히 많이 배출한 스포츠 강도(强都)란 사실을 알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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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장에서 나고 자란 김창덕은 복싱의 명문 청주농고 출신이다. 청주농고는 프로복싱 동양챔피언으로 명성을 날렸던 정상일과 정순현의 모교다. 본래 레슬링 선수였던 김창덕은 1976년 청주농고에 입학하면서 복싱으로 전향했다.
작지만 단단한 체형의 김창덕이 강렬하게 뿜어대던 양 훅에 선후배 동료들은 그를 짱돌주먹이라 불렀다. 당시 청주에는 2개의 체육관이 양분되어 있었다. 전재완, 정재룡 두 관장이 운영하는 청주체육관과 청주동양체육관에는 기라성같은 복서들을 다수 배출했다. 전재완은 홍기호, 김기석, 김재만을, 정재룡은 김창덕을 비롯해서 이충섭, 송경섭, 김원한, 박광천, 성낙준 등을 발탁·조련했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관계처럼 치열한 대립각을 세운 두 체육관에는 LF급에 청주동양의 짱돌주먹 김창덕과 면도날복서 김기석 두 맞수가 있었다. 이들은 ‘죽어도 지기싫은, 절대로 질수없는’ 숙적이자 라이벌이었다
이들은 전국체전과 대통령배 충북 선발전 등에서 세 차례 걸쳐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위빙과 더킹 등 보디웍에 능한 파이터 김창덕과 면도날처럼 예리한 카운터펀치가 돋보이는 정통파 김기석의 맞대결은 승패를 떠나 마치 허영모·문성길의 대결처럼 호각세였다. 선배 김기석이 1976년 5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1977년 한국체대에 1기로 진학하자 후배 김창덕은 프로전향을 염두에 둔다. 스타일상 프로에 적합한 스타일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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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경남대표 김철규였다. 1979년도 뉴욕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국체대 출신 선수였다. 접전 끝에 판정에 패한 김창덕은 그해 전국선수권대회에서 매서운 짱돌주먹을 폭발시키며 파죽의 5연승(3KO)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인천대표 임현식에 아쉽게 패했지만 ‘복싱계 페스탈로치’ 한국체대 박형춘 선생은 킹스컵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임현식과 대등한 경기를 벌인 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해 스카웃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1980년 한국체대에 진학함으로써 그의 프로행은 물거품이 됐다.
인생의 기회는 3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지구도 주기적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 밤과 낮 그리고 사계절이 순환되듯이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 만큼 작은 사이클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데 이를 라이프 사이클이라 한다. 그는 적절한 사이클의 타이밍에 맞춰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이다. 김창덕은 대학 2학년대 전국체전 선발전에서 국가대표 박권순을 판정으로 잡아내며 기염을 토했다. 그의 복싱 역사에 최대의 하이라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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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덕은 삶의 분수령에서 자신의 진로를 정해준 박형춘 선생에게 결초보은(結草報恩)하며 지내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문득 1979년 3월 동아대학에 재학 중 WBC 플라이급 챔피언에 등극한 천재복서 박찬희의 비화가 생각난다. 당시 그의 스승인 손영찬 선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 은퇴 후 동아대 교수자리를 약속했지만 당시 한 경기 당 3000만원의 파이트머니를 받던 그는 교수직을 거부했다. 당시 월 급여 50만원에 불과한 교수직이 내키지 않아 마음의문을 닫았던 것이다.
대문을 열면 도둑이 들어오지만 마음을 열면 기회와 행운이 들어온다 사람의 마음은 낙하산과 같은 것이다. 펴지 않으면 쓸수가 없는 것이다. 청년기의 잘못된 판단은 중년기의 고투, 늙어서는 후회로 연결된다. 프로복싱의 세계챔피언의 화려한 왕관도 잘못 관리하면 향기없는 해바라기로 전락하는 법이다. 정답이 없는 인생사 판단은 신중하게 결정은 신속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