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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민자사업(BOT) 투명성 논란…업체-주민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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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19. 03.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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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 도로' 요금 부당 징수 의혹에 주민들 직접 거리로 나가 밤낮으로 조사
투명성 논란 불거지자 정부 나서 "자동 징수 시스템 등 대응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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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베트남 국도 1A 닝록 BOT(Build Operate Transfer) 요금소 옆에 지역 주민들이 텐트를 쳤다. 이들은 밤낮으로 통행하는 차량들을 기록했다. 도로를 건설한 민자기업이 요금 징수기간을 늘리기 위해 고의로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는 만큼 직접 데이터를 기록해 정부에 보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BOT는 민자사업 방식 중 하나. 민자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대가로 시설 소요처인 정부가 해당 민자기업에 건설과 운영 권한을 부여한다. 이후 운영 기간이 끝나면 정부가 시설을 인수해 운영을 계속한다. 민자기업은 BOT 사업 수익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후에 운영 수입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초기 투자가 필요하지만 직접 사업을 기획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고 오랜 기간 고정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민자기업의 운영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운영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민자기업이 데이터를 조작하고, 통행료 역시 무리하게 책정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자기업과 지역 주민의 갈등은 결국 인민위원회와 베트남 교통운송부가 중재에 나섰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전국 BOT 요금소의 요금 징수 활동이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베트남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대부분 공적개발원조(ODA)와 중앙정부 예산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베트남이 중진국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ODA는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사업 비용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충당해야 된다는 얘기인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베트남 정부는 민관합작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베트남이 2016~2020년 인프라 개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연간 167억~250억 달러(18조9361억~28조3475억원)가 필요하다는 게 개발은행들의 분석이다.

베트남 정부는 남북 고속도로를 포함, 다수의 도로 건설에 BOT 방식을 도입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2개의 도로 건설 프로젝트 중 BOT 방식은 58개에 달하며 총 투자액은 170조동(8조3130억원)이 넘는다. BOT 방식으로 진행된 사업들은 4400km 이상의 도로와 94km 이상의 교량 신축·증축에 기여했다. 주요 도시 간 이동시간 단축은 물론 베트남 전역의 교통 인프라 구축을 계획보다 앞당겼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BOT 방식으로 인한 투명성 문제와 마주하게 됐다. 고의로 운영 수익을 조작해 이익을 챙기거나 운영 기한 연장을 노린다는 것. 지난 2월 롱타인-저우저이 요금소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 피해 금액이 32억동(1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보도는 이 같은 여론에 불을 지폈다. 사무실 금고에 거액의 돈이 보관돼 있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제기됐던 수익 조작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BOT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경고에 나섰다. 정부가 투명한 방식으로 투자 정책을 수립·수정하고, 사업 완료 이후에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자본을 제공할 민자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지역 주민과 민자기업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관련 법제의 정비, 지방 당국과의 협조, 요금 자동 징수 시스템 마련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교통운송부와 계획투자부가 협력해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응우옌 녓 교통운송부 차관은 최근 베트남 투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투자율을 더 높여 재정적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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