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정불안·노딜브렉시트 우려도
|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3대 유종 중 브렌트유는 배럴당 69.37달러로 70달러선에 육박했다. 국내 수입량이 가장 많은 두바이유는 68.89달러, 서부 텍사스유(WTI)는 62.58달러로 올 들어 최고치다. 연초 40~50달러선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가 불과 3개월 만에 25~30% 급등한 것이다.
국제유가 급등락은 정유·화학사 실적에 직격탄이다. 정유사들은 급락시 사놓은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급등시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진다. 화학사들은 원재료값이 비싸지면 스프레드(제품판매가와 원재료의 가격 차이)가 부진할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일제히 적자전환한 바 있다.
문제는 안그래도 가파른 유가 변동폭이 앞으로는 더 커질 거란 데 있다. 이미 예고된 굵직한 글로벌 이슈들이 매일 국제유가를 고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터라 변수 발생시 하락폭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최근 사상 최악의 ‘블랙아웃’으로 석유 공급물량이 대폭 줄었다. 석유수출 거점인 호세항에서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영향이 크다. 대선에 불복해 두 명의 대통령이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고, 정책 실패로 초인플레이션까지 겪으며 경제는 붕괴 상태다. 향후 원유 공급은 계속 줄고 국제유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긴다. SK·한화·현대오일뱅크 등이 값싸고 질 좋은 이란산 원유·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수입해 왔지만 미국의 제재에 따라 수입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 가변적인 운용을 해 왔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미국으로부터 6개월 수입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았지만 자동연장이 어려운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연장 여부는 다음달 초에 결정난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아무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도 이슈 중 하나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국내 정유사들은 연간 약 23억 달러 수준의 영국산 포티스 원유 수입을 중단할 전망이다. 2012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원유 수입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EU 탈퇴로 관세철폐 효과가 없어진다면 3%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결국 수익성이 맞지 않아 수입선을 미국 등으로 갈아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장사가 얼마나 될지를 보려면 내부보다는 해외 이슈를 잘 챙겨야 하는 상태라, 요즘 정유·화학업계가 국제뉴스만 보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도 구상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