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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은 언뜻 차가워 보이는 인상에 부잣집 막내딸로 곱게 자랐을 것 같은 외모를 지녔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골프를 그만 둬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절이 있을 만큼 고난을 뚫고 이 자리까지 왔다. 고진영은 “아마추어 때가 제일 힘들었다”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면서 힘들게 골프를 시키셨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런 경제 상황들을 나는 잘 몰랐다. 그걸 알게 되면서 골프하게 된 걸 후회도 하고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한 적이 있다.
뒷바라지를 위해 희생한 부모님을 보면서 더욱 이를 악물고 골프를 친 고진영이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00만달러·우승 상금 45만달러)에서 우승했다. 고진영은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보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생애 첫 메이저 여왕에 등극했다.
강심장인 고진영도 쉽지 않은 승부였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 등으로 다소 기복 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13·15번 홀 보기는 최대 위기를 불러왔지만 16번 홀(파4)에서 바로 버디를 잡고 다시 도망간 것이 결정적이었다. 평정심을 되찾은 그는 18번 홀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2위 이미향(26)과는 3타(7언더파 281타)차다.
LPGA 통산 4승을 거둔 고진영은 올해 첫 멀티 우승자(2승 이상)가 됐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4년 박지은(40), 2012년 유선영(33), 2013년 박인비(31), 2017년 유소연(29)에 이어 다섯 번째이고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5번째 한국 선수 우승이 나왔다. 작년 신인왕인 고진영의 경우 6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 각 2회, 3위 1회 등의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경기 후 ‘포피스 폰드’라는 연못에 몸을 풍덩 던지는 세리머니를 한 고진영은 “행복하다”며 “언젠가 한번은 뛰어들고 싶었다”고 활짝 웃었다.
1·2위 고진영과 이미향을 비롯해 대회 ‘톱10’에는 김인경(31) 공동 4위(5언더파 283타), 김효주(24)·이정은6(23) 공동 6위(4언더파 284타) 등 모두 5명의 한국 선수가 포함됐다. 반면 박성현(26)은 공동 52위, 박인비는 공동 68위로 부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