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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여성 앵커 토론 배틀 싱겁게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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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9. 05. 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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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어, 애초에 안 되는 토론이었다고
미·중 무역전쟁의 원인과 관련한 진실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 토론 배틀까지 하게 된 양국 여성 앵커들의 30일 설전은 예상과는 달리 싱겁게 막을 내렸다. 애초부터 자국만의 입장을 주장할 것이 뻔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논쟁이 되기 어려운 주제로 갑론을박을 벌인 것이 아닌가 보인다.

앵커
토론 배틀을 벌인 미국 폭스 비즈니스 채널의 여성 앵커 트리시 리건과 중국 CCTV 산하 CGTN의 여성 앵커 류신./제공=환추스바오
중국 공산당 내부 매체인 찬카오샤오시(參考消息)를 비롯한 언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폭스 비즈니스 채널의 앵커 트리시 리건(46)과 중국중앙텔리비전(CCTV) 산하 국제방송(CGTN) 앵커인 류신(劉欣·45)이 진행한 이날 토론 배틀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26분 늦은 오전 8시 26분(중국시간)부터 16분 동안 진행됐다. 사전에 예고된 만큼 중국인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지식재산권 문제로 영상 송출이 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에서 제공하는 문자 중계에만 60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몰려들었을 정도다.

리건은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합의하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류신은“나는 (정부의) 내부 소식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답한 후 “중·미 간 무역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토론 배틀이 될 수 없는 상황을 미리 예고한 셈이다.

류신은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리건이 선제 공격을 가하자 “양측이 상호이익과 상호교류를 목적으로 한다면 대가를 지불하고 지식재산권을 사오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영문학을 전공한 나 역시 미국 교수와 친구들에게 영어를 배웠다”면서 다소 엉뚱한 응수를 했다. 그러나 리건은 작심한 듯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무단 사용하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류신은 리건의 지적에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소송은 미국이 훨씬 더 많이 당한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지식재산권을 훔치는 것은 미국인과 중국인 모두 아닌가. 중국 사례만 언급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이 주장하는 국가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자 “중국의 대부분 혁신은 민영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수출 역시 민영기업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중국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다. 시장이 경제에서 주요한 역할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의 경제 규모는 매우 크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6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 후 “중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업무에서 최대 공헌자다. 국제 인도주의 원조에도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준비된 내용을 읊조린 것에 불과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부터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됐던 토론 배틀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실망은 환추시바오(環球時報)가 “외국 누리꾼들은 류신의 토론에 극찬했다”는 보도와는 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혹평도 쏟아졌다. 이처럼 두 여성 앵커의 토론 배틀은 싱겁게 끝났지만 류신은 잃은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영어 방송의 앵커라는 특수성 탓에 한계가 있었던 지명도가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또한 당정 고위층으로부터 눈도장도 확실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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