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兩岸)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2일 전언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7개월여 정도 남은 선거는 국민당에게 상당히 희망적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민진당 소속인 차이잉원(蔡英文·63) 총통의 경제 실정,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는 국민당의 인기 등으로 어떤 후보가 나서도 이길 가능성이 높았다. 이 때문에 이달 말로 예정된 국민당 후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의 하청 업체 폭스콘(富士康·푸스캉)의 모기업 훙하이(鴻海)정밀 궈타이밍(郭台銘·69) 회장이 대만의 트럼프를 자처하면서 경선 참여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힌 것도 다 까닭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상황은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완전히 변해버렸다. 국민당의 인기에 갑작스럽게 제동이 걸린 탓이다. 이유는 하나 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홍콩 주민 100여만 명이 연일 반중 구호를 입에 단 채 시위에 나선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수 많은 대만인들이 홍콩 주민들의 주장을 통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이 하나 이로울 게 없다는 자각을 하면서 친중 정책을 펴는 국민당에 대한 호감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국의 중국 흔들기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지난 1일 발간한 국방부 보고서를 통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피력,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의도적으로 흔들자 대만인들의 마음이 민진당 쪽으로 적지 않게 돌아서게 된 것. 이외에 관영 매체를 동원한 중국의 대만에 대한 줄기찬 압박도 이유로 거론할 수 있다.
현재 일정에 따르면 민진당의 후보는 19일 결정된다. 차이 총통과 라이칭더(賴淸德·60) 전 행정원장이 경합중이지만 아무래도 현역이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최근 분위기를 확실하게 감지한 차이 총통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심하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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