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모든 것은 만사휴의가 된다. 타도 삼성전자의 꿈과 총통이 되겠다는 야심 모두 접어야 한다. 회장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친 것이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인생 최대의 패착’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론 총통의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정치권에 남아 국민당 주석이나 행정원장(총리에 해당)을 맡으면서 차기를 노리는 차선책을 선택할 수도 있기는 하다. 나이나 건강도 아직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가 떠난 이후 훙하이정밀과 사실상 실체가 같다고 할 수 있는 자회사 폭스콘의 운명. 폭스콘은 현재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이상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로 유명하다. 이 분야의 매출액이 전체의 50% 전후인 26조5000억 대만 달러(약 100조원)에 이른다. 광둥(廣東)성 선전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 4곳의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고용 인원만 130만명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금 폭스콘은 치열하게 전개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코너에 몰려 있다. 폭스콘 라인의 30%가 해외로 이전될 것이라는 소문에도 휩싸여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라는 직격탄까지 맞고 있다. 내우외환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극복에 필요한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이면서 미·중 관계 줄타기에 능한 그의 부재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반도체 전문가인 류 신임 회장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폭스콘의 앞날은 밝다고 하기 어렵다. 베이징의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 저우잉(周穎)은 “궈 전 회장이 정치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면 폭스콘의 앞날은 그래도 괜찮다고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불투명해졌다. 주변 여건도 몹시 나쁘다. 그가 정치에 뛰어든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다”면서 폭스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분석했다.
저우의 분석은 중국 내 폭스콘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센 것으로 유명한 사실을 볼 때도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지금까지 선전 공장에서만 무려 14명의 노동자들이 자살한 것은 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 그렇다고 직원들의 임금이 파격적인 것도 아니다.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한다. 바로 이 와중에 궈 회장은 총통이 되겠다는 출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타이밍이 좋다고 하기 어렵다.
물론 그가 폭스콘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할 수는 없다. 최대 주주인 만큼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언제든지 돌아올 여지는 있다. 하지만 그 때는 많이 망가진 상태가 될 수도 있다. 그의 총통 출마가 장고 끝의 악수라는 말이 베이징의 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도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