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관 기금 마련했는데…베트남 정부 허가만 2년 가까이…"정부차원의 지원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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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학부모 대표들과 만난 베트남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측은 당초 공지했던 모집인원 105명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800명, 35개 학급 규모로 지어진 학교는 현재 54개 학급의 2030명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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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한국학교는 급증하는 학생들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2017년 8월에 5층을 새롭게 증축했다. 베트남 당국이 안전을 이유로 증축한 층에 일반 교실을 두는 것을 금지해 2층과 3층에 있던 초등·중고등 교무실, 과학실, 영어체험학습실 등을 모두 5층으로 옮기고 기존의 공간을 교실로 바꿨다. 몰리는 학생들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복도 1층의 교장실과 행정실도 빼 교실로 만들었다. 작년에는 복도를 막아 교실을 만들기까지 했다.
김종삼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초등교감은 “교실을 더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 수용이 불가능하다. 교실을 만들며 교무실도 축소해 교사들이 도서실 구석에서 학부모 면담이나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초등 담당 교사는 “20명 정도가 적당한 교실에서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복도를 개조해 만든 학급은 협소한 공간 탓에 책상마저 다른 교실보다 작은 것으로 주문 제작해야했다.
또 다른 교사는 “아이들도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 양보하며 지내고 있지만 점점 좁아지는 학교 공간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교실이 좀 더 좁아져도 동생들도 우리 학교에 같이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교사들은 “좁은 공간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 등하교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까지 교사들이 나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이들도 점차 답답해하는 것이 보일 정도다”라고 전했다.
초등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하는 2부제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으나 “현재 초등학생들의 수업이 오후 2시에 끝난다. 하교하는 버스만 70대 가까이 들어오고 하교 지도에만 30~40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2부제를 시행하기엔 교사 인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
다른 공간을 임대해 학생들을 수용하는 방안도 논의 되었으나 임대 비용과 안전 문제 등으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금까지 최대한 모든 학생들을 수용해왔고 이번 사태를 비롯해 공간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강구했지만 신축관 건립밖엔 해결방안이 없다. 새롭게 공간 임대를 물색하는 것보다 진행중인 신축관 건립이 더 빠른 해결책이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이미 신축관 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교육부에서도 나머지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문제는 베트남 정부의 건축허가. 학교와 대사관 관계자는 “예산도 확보해놨고 베트남 정부의 허가만 떨어지면 되는데 허가 자체가 까다롭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신축관 건립을 위해 1년 반 가까이 베트남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최광익 교장 역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신청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베트남 정부의 허가가 난다면 빠르면 9월께 공사를 시작해 내년 2학기에 사용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현재 학교 측은 공고한 바와 같이 추첨을 통해 105명만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 입학하지 못한 아이들은 우선 다른 학교에 진학한 후 신축관 완공과 공간이 확보된 내년 2학기 이후 한국학교로 전학을 오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환경은 열악한데 “혜택 충분해, 이기적” 비판도…“재외국민 교육권 보장돼야”
학교 관계자는 “공간 부족뿐만 아니라 기존 학교 시설을 개선, 새 교실을 만드는 데도 많은 비용이 소모되고 있다.최대한 많은 학생들을 수용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힘든 부분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하노이 한국학교 학생은 급증하고 있는 상황. 2016년 전체 재학생은 1079명이었지만 3년 후인 현재 2030명으로, 매년 300명씩 증가한 셈이다. 학교 측도 기존의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학생 수용을 위해 새 교실을 만들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교육부는 관련법에 따라 한국학교의 설립 비용을 50% 지원, 이후 운영비를 일부 보조한다. 현재 하노이 한국학교는 20% 가량의 교육부 지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는 입학금, 수업료와 발전기금으로 충당한다. 김종삼 한국학교 초등 교감은 “학교 유지 개보수에 교사 월급만으로도 빠듯한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 베트남 행정상의 문제로 나가는 지출도 많다”고 밝혔다. 설립인가에는 한국 대사관 소속으로 되어 있지만 베트남 정부가 인정하지 않아 교직원들이 베트남의 높은 소득세를 부담해야 하는 것. 학교 측에선 베트남에 진출한 여타 기업들처럼 세금 일부를 보전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학교 측에선 학교의 행정상 위치가 정리된다면 해당 금액을 보전해 학교 시설·교육 환경 개선에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년 새롭게 부임하는 교사에 대한 비자 신청도 베트남 당국에서 쉽사리 허가를 내주지 않아 행정 측면의 시간·비용 낭비가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한국학교의 존재 자체가 이미 충분한 혜택이란 비판도 제기 되고 있다. 하노이를 비롯, 재외 국민들이 현지 정부에 세금을 내고 국내 대학 진학 때는 특례입학까지 적용 받는데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해당 국가의 타지역 학생들의 경우 진학할 수 없어 소수를 위한 혜택이란 비판도 인다.
중국 일부 도시를 비롯, 재외교민 수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 섣불리 규모를 확장했다가 나중에 불거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대련, 심천 등을 비롯, 한 때 교민들의 유입이 컸으나 점차 빠지고 있는 지역의 한국학교들은 되려 학생수 급감으로 인해 또다른 재정난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민들이 있는 곳마다 한국학교를 세울 수 없지만 재외국민들도 헌법에 규정된 국민으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최소한의 교육권을 보장한다는 의미에 가깝고 거기에 비중을 둬야 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시 한국사회로 돌아온다. 소재국의 다른 국제학교에 뒤처지지 않는 교육 수준과 환경을 제공하며 민족 정체성을 교육하는 동시에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한국학교는 곧 국가의 위상으로도 직결될 수 있는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