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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하노이 교민, 자리없는 한국학교上…줄서기에 추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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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19. 07. 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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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진출로 하노이 교민 급증에 한국학교로 학생 몰려…
최근 몇년간 전·입학 힘들어, 모집인원 절반 감축에 학부모들 "한국학교 아니면 갈 곳 없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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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교민이 급증함에 따라 하노이 한국국제학교(한국학교)의 공간이 부족해졌다. 내년도 입학 예정인 신입생 모집 정원이 대폭 감소하자 대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27일 오전, 35도가 넘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 뙤약볕 아래 70여명의 교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2020년 하노이 한국국제학교(하노이 소재 한국학교) 초등 신입생으로 입학하길 희망하는 자녀를 둔 예비 학부모들. 학교가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작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신입생 모집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히자 입학을 목전에 둔 예비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은 것이다.

지난 17일 하노이 한국국제학교는 초등 신입생 모집공고를 냈다. 공간이 부족해 2020년도 초등 신입생은 2019년 졸업하는 12학년(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 3개 반에 해당하는 인원인 105명만을 모집하기로 했다. 추첨을 통해 이루어지는 신입생 선발 인원이 작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예비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비상’이 걸렸다. 내년 예상 입학생은 300여명. 200명이 넘는 학생들은 탈락할 수 밖에 없다. 한 학부모는 “내가 뽑는 추첨공에 아이 앞날이 달려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일에는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학교 측은 부모측 대표 5명과 면담을 했다. 면담이 진행된 두 시간동안, 나머지 학부모들은 학교 건너편 길거리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들은 “한국학교가 아니면 갈 곳이 없다”고 했다.

◇ “재외동포에도 교육의 기회를” 해외서 자라는 아이들 한국과 잇는 연결고리
한국학교는 재외국민에게 초·중등교육법의 규정에 따른 한국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외국에 설립되는 정규 학교다. 한국학교는 교육 환경이 열악하거나 한국 교육의 수요가 높은 아시아·동남아·중동·중남미 등 개발 도상국에 집중되어 있다. 교육환경이 좋고 상대적으로 익숙한 영어를 사용하는 북미·유럽엔 한국학교가 없다.

해외에서 한국학교는 설립 자체부터 까다롭다. 국내가 아닌 해외이기때문에 교육부가 직접 나서서 주도할 수 없고 직접적인 지원도 불가능하다. 시작은 온전히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들의 몫이다. 교육부가 설립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지만 그 이전에 한국학교가 필요하다는 교민들의 수요가 설립 움직임으로 조직되고,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초기 비용을 교민들이 마련하는 것이 선제되어야 한다.

주로 개발도상국에 집중된 현지의 수요를 한인회를 비롯한 민간에서 주도하면 교육부가 현장실사 등 관련 절차를 거친다. 인가 후 교육부는 설립 비용의 50%를 지원, 민간이 50%를 부담해 한국학교를 설립한다. 국내와 다르게 초·중학교 무상교육 혜택은 받지 못한다. 설립 이후에는 교육부가 일부 예산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한국학교가 수업료와 현지 기부금을 통해 운영한다. 최보영 교육부 재외동포교육담당관은 “지원 비율은 학교의 재정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0%정도를 지원한다. 재정에 여유가 있는 학교는 지원 비율이 더 낮고, 10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인 경우 운영을 위해 교육부가 더 지원한다”고 말했다.

재외국민들에게 한국학교가 절실한 이유는 한국학교 자체가 아이들과 한국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기 때문. 한국학교는 기본적으로 한국 교육부의 교과 과정을 따르되 소재국의 특수성을 감안, 영어나 현지언어 등의 교과를 편성한다. 현지학교나 소재국의 다른 국제학교에서는 한국에 대해 배울 기회 자체가 없거나 지나치게 동떨어진 내용을 배운다. 학부모들과 한국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다시 한국 사회로 돌아갈 아이들이 한국어,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배울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한국과 연결하는 연결고리”라고 입을 모았다.

◇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하노이 교민…줄서서 들어가는 한국학교
하노이는 현재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로 인해 교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 3만 명으로 추산되던 하노이 교민수는 현재 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노이 교민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 수도 급증, 2006년 교육부 인가를 받아 56명의 입학생으로 시작한 하노이 한국국제학교는 13년 만에 전교생 2000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재적학생수 2030명을 기록하며 98년도에 먼저 세워져 유치부까지 있는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를 제쳤다.

급증하는 교민과 함께 전·입학 수요가 넘쳤으나 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포화상태에 이른 학교는 최근 몇 년간 전학이 힘들어 일부 학년에선 전학을 받지 않거나, 1~2명의 결원에 대한 전학만 받았다. 전학생 1명의 자리엔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몰리고, 대기번호를 받아 입학하기도 한다. 학교 관계자는 “호찌민 한국학교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물리적으로 전·입학 수요를 다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하노이 한국학교도 초기엔 한인지역에 가까운 공간을 임대하며 떠돌았다. 학교와 교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신축교사를 세웠으나 금전적인 문제만큼 힘든 것은 현지 정부를 상대하는 일. 학교 관계자는 “학교가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협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직접 나설 수 없으니 대사관과 같은 공관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 교민사회, 하노이 한국학교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나서고 있으나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교육’의 문제와 건축 ‘허가’의 문제는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학교와 대사관 관계자는 “실제로 삽을 뜨기 전까진 알 수 없는 것이 현지 사정”이라 전했다.

◇ 학부모들 “한국학교가 아니면 갈 곳이 없다”
학부모들은 경제적 이유·정체성·교육환경 때문에 “한국학교가 아니면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한다. 한국 교육과정 외에도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한국학교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

하노이 한국학교의 초등 연간 학비는 2700달러(312만7000원), 다른 국제학교의 학비는 연 1만7000달러(1966만원)~ 2만5000달러(2891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미국이나 중국·일본처럼 현지 학교에 보낼 여건도 녹록치 않다. 외국인 학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현지 학교가 많지 않을뿐더러 무엇보다도 베트남어를 할 수 없다면 입학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이중언어 교육이 되는 베트남 학교나 저렴한 국제학교 진학도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가정, 혹은 한자녀 가정에나 가능한 일이다. 현지 학교의 경우는 일부 한국-베트남가정 아이들을 제외하곤 사실상 입학이 불가능한 상황.

학부모 A씨는 “대기업 주재원들은 학비 대부분을 지원받지만 중소기업이나 작은 회사들은 학비 지원이 전혀 없거나, 한국학교 학비에 상당하는 금액만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현지법인에 채용된 경우엔 학비 지원이 없는 경우도 많다. B씨의 경우 “전·입학이 힘들다곤 들었지만 회사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한국학교 학비도 부담되는 형편이라 입학이 안된다면 아이와 엄마는 한국으로 돌아가 기러기 가족으로 지내야한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국제학교의 경우 영어 테스트·인터뷰를 요구해 전·입학을 준비중인 학부모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사교육을 찾아야만 한다.

한국학교가 아닌 다른 국제학교 혹은 현지의 영어-베트남어 이중학교로 전·입학한 아이들 중 일부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유급되거나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심리치료·언어치료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또 교과과정이 한국과 동떨어져 있어 정체성 형성이나 귀국 후 한국생활 적응을 염려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학부모들은 “상황이 이러한만큼 한국학교 입학이 절실하다. 아이들이 한국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건물을 임대하거나 임시 학급을 확보하는 방안들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내년도 입학 자녀를 둔 170여 명의 부모들은 “올해 갑자기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전에도 있던 문제고, 앞으로도 불거질 문제다. 장기적 관점에서 재외국민들의 교육을 고려해 학교와 대사관, 나아가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한다.

<급증하는 하노이 교민 자리없는 한국학교 下에서 이어집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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