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실에서 장, 후 두 전 총서기 겸 주석 대에 이어 이어 현재까지 당정 최고위직 자리에 있는 왕후닝(王滬寧·64)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능력이 출중할 뿐 아니라 처세에도 달인이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나아가 최고 지도자들의 신임이 특별한 것 역시 이유로 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
당시 리 총리는 더욱 적극적인 금융업 개방을 통해 중국도 세계적 자유무역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진짜 그렇게 할 예정이라면 대단한 결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 금융업 개방은 단순한 사안이 아니니까 말이다. 조금 직선적으로 말하면 경제 시스템을 더욱 자본주의화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겠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총리지만 함부로 약속할 사안이 아니다.
더구나 이 발언은 무역전쟁 중인 미국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어떻게 보면 미국에 많은 것을 양보하겠다는 시그널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썩 유쾌한 대목이 아니었다고 해도 좋았다. 외신들이 특별히 이 부분만 꼭 집어 대서특필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 연설 내용은 중국 언론에 거의 실리지 않았다. 설사 실렸더라도 금융업 개방 부분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마사지가 됐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사실 그동안 종종 비슷한 케이스가 없지 않았던 만큼 그랬을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왕 상무위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소문이 거의 진실처럼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그가 당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중앙서기처 서기의 입장에서 작심하고 총리의 연설 내용을 첨삭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그의 현재 위상을 분명히 말해주는 대목으로 진짜 손색이 없다.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정치적 동지로 인식되는 왕치산(王岐山·71) 국가부주석의 대부분 업무가 왕 상무위원에게 이관됐을 것이라는 관측 역시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는 그가 최근 실질적으로 미중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왕 부주석도 지난 1일 방중한 멕시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장관과 회담했을 때 “나는 국가주석을 대신해 ‘의전적인 외교’만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에서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지난 달 20∼21일 방북 때 상무위원으로는 유일하게 수행했다는 사실 역시 그의 현재 위상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결정적 증거가 아닌가 싶다. 그의 위상이 거의 총리에 버금가는 2인자급으로 올라섰다는 관측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가 3세대의 장, 4세대의 후 총서기 겸 주석 시대에 이어 지금까지 장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