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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통치하던 지난 1922년 제정된 긴급법은 비상 사태가 발생하거나 공중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 행정장관이 입법회 승인 없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중의 이익에 부합하는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규로 알려져 있다. 이 법이 적용될 경우 행정장관은 체포를 비롯해 구금, 추방, 압수수색, 교통 및 운수 통제, 재산 몰수, 검열, 출판·통신 금지 등과 관련한 무소불위의 ‘비상대권’을 장악할 수 있다. 실제로 긴급법에 의하면 행정장관은 비상조치를 어긴 이들에게 처벌 수준도 자신의 의지대로 정할 수 있다. 처벌 수위는 종신형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계엄령에 가깝다고 해도 좋다. 행정장관의 경우 계엄사령관에 준하는 권력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
당연히 시위를 이끄는 민주인권진선을 비롯한 범민주 진영은 반발하고 있다. 우선 위반할 경우 최고 1년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복면금지법 시행 자체가 정치적, 법률적으로 문제가 된다면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홍콩시티대학의 한 교수는 “긴급법을 발동하려면 입법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법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면서 향후 국면이 홍콩 정부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의 시위대 역시 복면금지법에 전면적으로 저항하겠다는 불퇴전의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종주국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역시 홍콩 정부의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면서 뒤에서 홍콩 정부를 조종하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이 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에 의거할 경우 미국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한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이달 중순 미 의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져 통과될 전망된다. 만약 예상대로 통과된다면 홍콩 경제는 관세 특혜 등을 잃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에게도 큰 타격이 되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긴급법의 발동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된 홍콩 정국은 더욱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릴려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