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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철의 차이나 비즈니스] 중국 유통의 임차료와 브랜드 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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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9. 10. 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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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협상 자세 없으면 사업 성공은 공염불
지난 해 일본의 한 유명 셔츠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하고자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시장 조사를 한 일화가 중국 매체에 소개 된 바 있다. 시장 조사 중에 이 일본 브랜드는 상하이 쇼핑몰의 임차료가 너무 높아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본인들이 이미 진출해 있는 뉴욕 맨해턴 5번가의 매장 임차료보다도 몇 배나 비싼 가격인 탓이었다.

이처럼 요즈음 중국 유통에 진입하는 모든 업체들은 갑측인 쇼핑몰이나 백화점측의 높은 임차료 요구 때문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는 비단 외국계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 업체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중국의 쇼핑몰, 백화점 등에 입점한 상품들의 가격이 비교적 높게 책정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반면 이들 갑측의 유통들은 해당 건물주로부터의 높은 임차료 요구 때문에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물주는 건물주대로 토지를 포함한 유통 개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임차료의 인하는 불가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당초부터 매장 건물의 소유권을 가지고 가는 완다(萬達)나 화룬(華潤)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몇 년 전부터 진잉(金鷹), 쑤닝(蘇寧), 톈훙(天虹) 등 중국의 많은 유통 기업들까지 아예 임차 방식을 탈피하고 자체 개발 또는 인수 합병을 통해 매장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윤철
필자 고윤철 MJE중국유통경영 대표, 전 난징 홍양(弘陽)그룹 상업부문 부회장./제공=고윤철 대표.
이런 현실 속에서 “중국 유통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은 이 높은 임차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임차료에 맞춰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중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브랜드 파워 강한 스타벅스나 KFC 매장은 고정 임차료를 얼마나 내고 있을까? 아니다. 그들은 고정 임차료를 내고 있지 않다. 그래서 사업 성과가 좋다고도 할 수 있다. 만일 그들도 높은 고정 임차료를 낸다면 중국 시장에서 살아 남기가 어려울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자라(ZARA)나 H&M, 일부 중국 브랜드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고정 임차료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룰은 업종을 불문한다. 즉 임차료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빨리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라”라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꼭 전국적일 필요는 없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쇼핑몰을 오픈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브랜드의 입점을 관리하는 자오상(招商) 팀을 통해 충칭(重慶)의 한 식당 브랜드 사장 일행이 필자를 찾아 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맛의 비결, 특색 있는 매장 분위기, 철저한 관리 등을 상세히 소개한 후 현재 충칭 지역에서 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역에서의 높은 인지도도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난징 시장을 집중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라는 의욕 역시 피력했다. 이들은 대화 마지막에 “그러니 임차료를 좀 내려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 후 우리 자오상 팀은 현지 실사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몇 차례의 추가 상담을 통해 해당 브랜드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임차료를 조정해줬다. 또 쇼핑몰 측은 대외적으로 ‘충칭의 대표적인 맛’이 입점을 한다고 여러 홍보 채널을 통해 널리 선전을 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한 한국 식당 브랜드가 찾아왔다. 이들은 우리에게 소개하기를 베이징에 한 개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고 곧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와 선전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런데 난징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들 역시 우리에게 높은 임차료의 고민을 털어놓고는 좀 인하해줄 수 없는지 조심스레 물어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정도의 브랜드는 아니었다.

빨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 전역을 뛰어 다니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없다. 그래 봐야 각종 비용과 노력만이 안타깝게 소모될 뿐이다. 솔직히 중국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알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중국에 진출하는 많은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베이징, 상하이, 광둥(廣東)성 광저우 등에 매장을 하나씩 연 후 이를 기반으로 2, 3년 혹은 3, 4년 내에 중국 전역에 다수의 매장을 내겠노라고 거대한 사업계획을 꾸리고 있다. 분명 잘못된 계획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분산된 이들 3곳의 매장을 베이징 한 곳, 더 나아가 베이징에서도 비교적 상업이 발달한 차오양(朝陽)구 등 한 지역에 모아서 오픈할 것을 필자는 권하고 싶다. 차오양구에서 이름이 알려지면 다른 구에 있는 유통사 측에서 먼저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입점 조건(임차료 포함)은 조정될 수 있다. 이렇게 집중을 통한 점진적인 사업 확대는 중국에서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한다. 또 그 과정 중에도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바로 이런 것이 좋은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중국은 철저한 협상 문화에 기반한 사회라고 해야 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 임차료뿐만 아니라 점포 인테리어 비용, 관리비, 수금 사항, 주차비까지 무엇이든 협상이 가능하다. 베이징에서 잘 나가는 대만계 제과점을 난징에 유치하고자 해당 브랜드 측과 협상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들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리에게 같이 투자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한국 기업들이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협상의 사업 문화가 아닌가 보인다.

고윤철 (현 MJE중국유통경영 대표, 중국 난징 홍양弘陽그룹 상업부문 부회장, 중국 난징 진잉국제상무그룹 백화점 담당 사장, 롯데백화점 중국사업부문장, 농심 상하이 및 베이징 지사 근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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