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이어지는 홍콩 민주화 시위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거의 꺼져가던 불씨가 24일 실시된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함으로써 극적으로 살아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태는 다시 현재진행형으로 변하는 전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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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홍콩이공대학 정문 앞에서 교내에 포위된 학생들을 응원하는 홍콩 시민들. 시위의 동력이 다시 가동될 지 모른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했다./제공=홍콩 밍바오(明報).
홍콩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단정은 무엇보다 범민주 진영 구의원 당선자들이 전날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인 홍콩이공대학으로 달려가 30여 명의 학생, 시민들을 격려한 사실에서 잘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시위대로서는 기사회생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더구나 “우리 당선자들은 선거 승리의 밤까지 단 한시도 홍콩이공대의 동지들을 잊은 적이 없다”는 당선자들의 결연한 말은 이들에게 시위를 계속 이어갈 동력을 제공하는 천군만마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선자들이 홍콩이공대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성명을 내고 3가지 사항을 엄중하게 요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홍콩 정부 당국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라고 해도 좋다. 구의원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나 구의원 당선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못박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시위대가 요구하는 5대 사항을 받아들일 뜻이 없다는 입장은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하지만 변화의 분위기가 전혀 읽혀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찰의 진압 방식이 구의원 선거 실시 이전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는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시위대와 협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의 시그널로도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보인다. 이와 관련, 홍콩의 한국인 사업가 나정주 씨는 “선거 이후 시위대를 대하는 공권력의 태도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아무래도 민심의 눈치를 보는 듯하다”면서 향후 상황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현재 홍콩이공대학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시위가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중국과 홍콩 정부 공히 시위 사태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홍콩인들의 민심을 업은 선거 결과와 달라진 공권력의 태도에 비춰볼 때 시위가 다시 재개돼도 이상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