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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0시 55분, 인천공항 1터미널 서편 통로 검역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한국 경찰관들이 중국 텐진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승객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승객들은 세 줄로 나뉜 검역대에 차례로 줄을 섰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검역대 앞에는 경찰관 2명이, 검역대 안에는 5명의 검역관이, 후선에는 경찰관과 조사대원 등이 대기하고 있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국내서 첫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국내서 세명의 확진자가 더 발생했다. 특히 3번째와 4번째 확진자는 무증상자로 입국해 공항 검역대를 통과했다. 발열 증상이 없었고 환자 본인이 증상을 제대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4번째 환자의 경우 입국 후 병원을 찾아갔으나 “중국에서만 왔다”고 답해 우한 폐렴 가능성을 병원측이 파악하지 못했다. 공항과 병원에서 검역망이 두 번이나 뚫리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전날(28일)부터 공항 검역대 인원을 강화하고 건강상태 질문서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김상희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소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안한 승객이 있어서 검역대에서 나눠줬는데, 오늘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승객들이 건강상태 질문서를 좀 더 세세하게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만 이날까지 132명의 사망자와 5974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계속되자 승객들 스스로 경각심을 갖게 됐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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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체온이 높고, 호흡기 증상 등 우한폐렴 의심 증상이 있다면 검역대 좌측에 마련된 역학조사대에서 다시 한 번 증상을 확인한다. 역학조사대에서도 의심 증상자로 분류될 경우에는 ‘선별 진료소’로 이동해 진료를 받는다. 검역대 한 곳에서만 총 3차례 검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선별진료소는 인천공항내 총 5곳이 있다. 이 곳에서는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군의관, 간호장교) 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선별진료소로 온 승객들을 대상으로 검역관은 해열제 복용 여부와 감염위험요인(후베이성 방문일, 야생동물 섭취 및 접촉, 현지의료기관 방문)등 여행력과 임상증상을 묻는 역학조사서를 작성한 후 자가격리, 시설검사, 병원이송 등 세가지로 분류한다.
선별진료 대상자는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에서 온 승객 중 발열과 호흡기 증상자로 인플루엔자 진단 후 음성이면 검역소 격리시설로 이송해 검체 체취→인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체 진단의뢰→결과에 따라 조치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에서 온 승객들은 바로 의사환자로 분류돼 선별진료소로 오지 않고 즉시 국가지정병원으로 간다. 감염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날 텐진발 승객 중 텐진에 거주하는 한국인 학생 1명이 근육통이 있어 선별진료소로 갔으나 최근 독감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보건교육 후 집으로 돌아갔다.
전날 입국한 중국인은 총 1만9000여명이다. 평소 수준이 2만6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폭 감소한 규모다. 또 건강상태 질문서의 경우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쓰도록 돼 있는데 중국인의 경우에는 영어로 쓰게해 통역 없이 바로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공항검역소 측은 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기내 방송을 요청했다고 한다.
중국인이었던 첫번째 확진자가 확진 판정이 나기 전, 병원으로 이송시켜 감염율을 낮춘 사례도 있었다. 내과 의사 출신인 김한송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과장은 1번 환자가 열이 38도에 달해 2차 검역대에서 역학조사를 했으나, 중국 병원에서 검사한 폐 사진을 보여주며 폐렴 증세가 없어 문제가 없다고 한 당시를 떠올렸다. 김 과장은 “이 환자는 당시 오한과 근육통은 있었고 호흡기 증상은 없었다”며 “이전 사례정의에 따라 호흡기 증상이 없고 폐렴도 없어 고민했으나 현장 검역관의 판단으로 격리병상으로 이송을 결정했고, 다음날 확진 판정이 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천공항 전체 검역대에는 총 96명의 검역관이 있으며 국방부와 경찰 등으로부터 120여명 더 지원받을 계획이다. 김 소장은 “현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을 받기 위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위탁을 해야 해고, 대기시간만 48시간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빠른 시일내에 검사실에서 도입하는 신속진단키트가 도입되게 되면 대기시간이 수속시간 포함 6시정도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군의관과 간호장교를 30여명 지원 요청을 해둔 상황”이라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내일부터 인력 지원이 이뤄져 더욱 본격적으로 강화된 검역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