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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 관계자는 10일 본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꼼짝없이 개점 휴업하게 생겼다. 베트남 진출 이후 한 번도 공장이 멈춰본 적이 없는데…”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1월 말 긴 음력설 연휴를 보내고 다시 정상 업무에 복귀한 한국기업들은 그사이 확산한 신종 코로나와 이로 인한 베트남~중국 접경지대 통제 때문에 진땀을 빼고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접경지대인 라오까이·랑선의 국경 관문을 봉쇄하고 중국과의 육로 화물 운송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산 원·부자재 조달에 비상이 걸리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하노이 코참(한인상공인연합회) 등이 베트남 총리실과 관계 부처에 긴급 협조 공문을 보내며 전방위 설득에 나섰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가 베트남 총리실·외교부와 랑선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끝에 지난 5일 랑선성(省) 5개 게이트 중 1개 게이트에서 수출입 통관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이 전자·기계·봉제·섬유 등,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하는 비중이 큰 업종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수입, 베트남에서 생산과 가공을 거쳐 다시 수출을 하는데 첫 단계인 원부자재 수입이 막히는 것은 물론 중국 수출까지 막히는 악재가 겹칠 위기에 처했다. 삼성·LG 같은 대기업은 당장 몇 주간 사용할 수 있는 재고가 남아있으나 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을 거쳐 항공편으로 부품을 조달하거나 꼼짝없이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봉제 업계 관계자는 “전자·기계 같은 중요 품목이 아닌 이상 화물 운송 재개까지 꼼짝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주가 가장 고비가 될 것 같다. 재개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원부자재 입고와 발주됐던 주문들이 밀려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업인은 “신종 코로나 발발 이후 베트남에서 마스크를 수입하고 싶다는 제안을 수백 번도 더 받았다”며 “베트남에 마스크 제조 업체가 38개가 있다. 그런데 항균 필터·활성탄, 하다못해 부직포마저 중국에서 수입해서 생산하고 있으니 베트남 수요조차도 못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원부자재를 중국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베트남엔 ‘부품의 현지화’란 큰 장벽을 다시 한번 체감한 계기인 셈이다. 대중국 수입과 수출, 외국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 구조의 다각화를 꾀해야 한다는 과제도 주어졌다. 현재 중국에 수출하지 못해 하노이 길거리에서 ㎏당 8000~1만동(400~500원) 선에서 ‘떨이 판매’ 되는 수박·망고·용과는 이를 여실히 드러내는 상징이다.
베트남 정부도 현재 중요 품목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화물수송로 재개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경제적 손해도 감수하겠다”며 신종 코로나 예방·차단에 나선 베트남 정부지만 그간 6개월 연속 무역흑자·6~7%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경제 우등생’ 베트남으로선 암울한 1~2월 경제 성적표와 함께 크나큰 숙제와 시름을 떠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