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하노이 한인들이 밀집 거주하는 미딩지역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한산했다. 오전·오후 각종 모임으로 식당과 카페에 삼삼오오 모이던 교민들의 모습은 찾기가 어렵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하노이 한인회는 3월 중순까지 문화강좌와 도서관 운영을 중단했다. 한인회 관계자는 “우선은 3월 중순까지 중단했지만 상황을 봐서 연장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 한인성당과 한인 교회들도 3월 중순까지 잠정적으로 모든 미사와 예배를 취소하고, 외부에서도 관련 모임을 갖는 것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베트남의 경계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교민들은 “한국인이란 이유로 아파트 주민들이 엘레베이터를 함께 타는 것을 꺼린다”·“그랩(차량호출 서비스 앱)이나 택시를 타면 한국인이란 이유로 탑승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찾는 한인식당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미딩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교민은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제법 찾아오던 베트남 손님들의 발길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한국 손님들도 외출을 삼가고, 관광도 못 오고 있어 매출이 절반은 떨어졌다”고 우려했다.
인근 식당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소 30%에서 50%까지는 매출이 줄었고, 상황이 심각한 경우에는 종업원들을 감축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의 입국도 사실상 막혀 돌파구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유명 맛집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현지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H(33)씨는 “미딩·쭝화 등 한인지역 식당들을 친구들과 함께 즐겨 찾았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금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식당을 찾아다니는 정기 모임도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을 보는 일마저 여의치 않다. 주부 B(49)씨는 “마트 앱이나 인터넷 주문을 이용해 장을 본다. 주문이 많아 평소보다 배달까지 시간도 더 걸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민은 “시장에서 장 보는 걸 즐겨했는데 엄두도 못 낸다. 현지 마트는 집 앞 배달까지 코로나19 우려로 막고 있어 한인마트에 카카오톡으로 주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각급 학교가 장기간 휴교한 것은 물론 현지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도 어학당·학교 수업이 3월 중순까지 휴강되거나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 등교하지 말고 대기하란 통보를 받았다.
한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카카오톡 단톡방에는 “공안들이 돌고 있다”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베트남 당국이 거주 한국인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노이시 당국은 하노이에 약 2만여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인회가 추산하는 7~8만 명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초기에는 갑작스러운 공안의 방문에 당황한 한국 교민들에 대해 “비협조적이다”라는 말이 와전되기도 했으나, 교민들과 한인회가 자발적으로 “베트남 당국에 적극 협조하자”는 움직임을 보여 베트남 현지 여론도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교민 A(46)씨는 “작년 9월 이후 한국에 다녀오지도 않았는데 졸지의 경계의 눈빛을 받으니 당황스럽다”면서도 “그만큼 현지 사람들의 불안감이 높으려니 하고 이해한다. 마스크를 나눠주는 친절한 현지인들도 많다”고 전했다.
일부 교민은 현지인들과 모임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오해를 적극 해명하고 있다. 초기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 불안하다”던 일부 거주 지역에서도 오해가 점차 불식되며 “함께 코로나19를 이겨 나가자”는 응원의 메세지가 속출하고 있다.
윤상호 하노이 한인회장은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의 우정이 변치 않도록 베트남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우리 교민들이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