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바빴던 비즈니스 미팅과 극명 대조
입국금지 탓 해외일정도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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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중순 이후 재계 총수들의 해외 현장행보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의 출국은 물론 재계가 주목할 인사의 방한 또한 없었다. 러시아 등 다수의 외교일정이 취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다음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월은 재계 총수가 1년 중 가장 활발한 현장경영에 나서는 시기 중 하나로 꼽힌다. 4차산업혁명시대 첨단 기술력의 현 주소를 확인할 세계가전전시회 ‘CES’와 글로벌 경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다보스포럼’을 통해 경영전략을 가다듬고 난 이후 구체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재계 총수들은 지난해만 해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넘쳐나는 비즈니스 미팅에 눈코 뜰 새 없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방한해 13억 인구·5조달러 규모 시장에 투자해 달라는 ‘러브콜’을 날렸고, 아랍에밀리트(UAE)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가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을 찾아 5G와 IT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도 했다. 이집트 주력 경제부처 장관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등과 인프라투자 협상테이블을 차리기도 했다.
이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은 일주일 새 2차례 이상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공식 오찬을 가졌고, 각국 정상들과 만찬도 가졌다. 이 부회장은 UAE 아부다비와 중국 시안을 방문했고, 정 부회장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로 출국해 해외 출장일정을 소화하는 등 총수들의 적극적인 해외 출국 행렬도 이어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올 1월까지만 해도 CES와 다보스포럼을 비롯해 주력 해외시장을 점검하는 총수들의 발빠른 행보는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확진자가 크게 늘기 시작한 2월 중순께부터는 제동이 걸렸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베트남 하노이 모바일 연구개발 센터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입국금지 움직임 등으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달 말로 예정됐던 중국의 보아오포럼은 최태원 회장이 매년 단골로 챙기고 있지만, 포럼의 연기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의 해외 행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국금지 등 어수선한 정세에서 해외행보는 논란이 될 수 있고 자칫 국내 어려움을 회피하는 시각으로도 비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은 “세계 곳곳을 발로 뛰어도 부족할 판에 코로나19 리스크로 출장길이 막히고 사업장이 폐쇄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칫 오랜기간 쌓아 온 비즈니스 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송 소장은 “글로벌 인맥을 만나 중장기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약속하는 일은 그룹 오너들의 강점 중 하나이자 경제협력이 깨지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비결”이라면서 “이는 정부도 못해주는 일이어서 자칫 기업들도 갈라파고스화될까 걱정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