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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8일 식약처는 혼합간장에 사용된 산분해간장의 함량을 제품의 주표시면에 잘 보이게 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5월 21일에는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의 3-MCPD 기준을 현행 0.3㎎/㎏ 이하에서 0.02㎎/㎏ 이하로 점차 강화한다고 밝혔다. 한식간장 제조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내용이 받아들여진 결과여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혼합간장에 대한 규제는 현재보다 더욱 강화돼야 한다. 양조간장 등 전통적인 발효간장과는 달리, 혼합간장은 소량의 양조간장에 다량의 산분해간장을 섞어 만든다. 산분해간장은 단백질을 염산으로 분해해 단시간 내 만드는 ‘유사간장’이다. 제조과정에서 3-MCPD라는 발암가능물질이 생성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3-MCPD를 신장, 간, 생식기에 영향을 주는 인체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산분해간장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 양조간장 1%에 산분해간장을 99% 섞어도 혼합간장이라는 식품유형으로 판매되고, 제품의 전면 라벨에는 단순하게 간장이라고만 표시되기 때문이다.
혼합간장에 들어가는 산분해간장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일본이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염산으로 단백질을 분해해 빠른 시간 내 간장을 만들어 전쟁터에 공급하던 것이 그 시초다. 사실 발효가 아닌 염산분해로 만든 산분해간장은 간장이 아니라 간장맛소스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일본이나 중국, 대만에서는 이를 반영해 더 이상 산분해간장을 식탁에서 찾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제의 잔재인 산분해간장이 혼합간장이라는 타이틀로 포장돼 버젓이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간장은 여전히 독립하지 못한 것이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간장의 독립을 위해 산분해간장에 대해서도 다음의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첫째, 혼합간장의 산분해간장 비율 기준이 필요하다. 몇 %의 양조간장이 들어가야 ‘혼합간장’이라는 명칭을 쓸 수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전통 간장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양조간장이 90% 이상은 되어야 한다.
둘째, 궁극적으로 식품공전의 개정을 통해 산분해간장을 ‘간장’에서 제외해야 한다. 현재는 콩이 아닌 어떤 단백질이라도 염산으로 분해하면 간장으로 부를 수 있다. 발효를 기반으로 한 전통 간장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의 발효 역사는 5000년이 넘었다. 세계가 우리의 발효음식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장 담그기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효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일제강점기의 유산인 산분해간장을 우리 스스로 간장이라고 부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