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천리’ 경영철학 표현한 그림
대웅 ‘곰의 자손’ 의미로 熊 사용
종근당·유한양행은 창업주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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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제약사들은 ‘국민 건강이 나의 소명’이라는 애국 정신을 담아 사명을 짓거나, 창업자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회사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제약사들은 창업가의 정신과 신뢰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사명을 지켜왔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제약 업계 특성상 한 번 소비자에게 각인된 제품은 꾸준히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되기 때문에 사명이나 심볼을 쉽게 바꿀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제약사들 중에선 소나 곰, 종 등 동물 등을 형상화해 브랜드화 하면서 유명세를 탄 곳도 있다. 여기에 창업자의 경영 철학까지 담긴 심볼 마크는 그 회사가 지닌 가치와 이념까지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어 제약사들이 이를 수십년동안 지켜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창업자의 이름이 곧 ‘사명’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 기업인 유한양행은 창업자인 故유일한 박사의 이름을 줄여 사명을 지은 곳이다. 유 박사는 평소 존경해온 애국자 서재필 박사를 찾아가 제약사 창립의 뜻을 밝혔는데, 이때 받아온 목각 그림에 무성한 버드나무가 있어 이를 유한의 상징으로 쓰게 됐다. 특히 유 박사는 독립운동가로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바 있는데, 유한양행의 심볼인 버드나무에는 창업자의 정신처럼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그루의 버드나무와 같이 끈질기고 무성하게 대성하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겼다.
종근당도 창업자 이름에서 비롯된 사명을 갖고 있다. 종근당의 창업자는 故이종근 회장이다. 그는 ‘정직과 신용’을 재산삼아 약품행상을 시작해 현재 종근당의 모태인 ‘궁본약방’을 설립한 이후 1956년 자신의 이름을 따 ‘종근당 제약사’로 사명을 개명했다. 이 회장의 뚝심있는 투자로 종근당은 1968년 국내 최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제약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한 이 회장의 이름에서 종 자가 ‘쇠북 종(鐘)’이라 종근당의 심볼을 종으로 만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물 형상화로 소비자에 각인
한국콜마는 우보천리(牛步千里)를 경영 철학으로 삼아 ‘소’를 형성화했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뜻으로 소처럼 우직하게 한 목표를 향해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심볼은 한국콜마 전 직원들 명함에도 새겨져 있다. 또 한국콜마는 우보천리 경영철학을 전 직원에 공유하기 위해 매년 지리산에 오르는 ‘우보천리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하면 떠오르는 두 가지 상징이 있다. 우루사와 곰이다. 대웅제약은 국내서 처음으로 동물을 기업 CI에 도입한 곳이다. 전신인 대한비타민의 ‘대’ 자와 우리나라가 곰의 자손이라는 의미에서 ‘웅’ 자를 결합해 ‘대웅’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우루사의 주 성분인 웅담도 ‘웅’에 함께 담겼다. 대웅은 큰 곰이라는 뜻으로 위기극복의 상징인 곰의 끈질긴 정신을 경영철학에 담았다. 또 큰 곰을 라틴어로 하면 ursa major라 해 북두칠성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시대상과 희망 담은 의미있는 이름들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은 ‘민족의 합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가지 동(同)에 화할 화(和)를 사용해 동화약품이라고 지었으며 부채를 심볼로 하고 있다. 동화약품의 상징인 부채 또한 종이와 대나무가 만나 서로 합해 바람을 일으킨다는 합심의 의미가 담겨있다. 동화약품의 창업주인 故윤창식 선생의 경영 철학은 일명 ‘동화 정신’으로, ‘동화라는 기업은 동화 식구 전체의 것이니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기업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동화약품은 국내 몇 안되는 100년 기업으로, 이같은 장수 비결은 ‘합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글로벌화’를 사명에 담은 곳도 있다. 동아제약이다. 박카스로 이름을 알린 동아제약은 ‘동아시아’를 줄여 동아로 사명을 지었다. ‘동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해 세계로 뻗어나가자’는 의미에서다. 이 회사의 심볼은 피닉스의 날개다. 피닉스는 불사조로 불멸성과 힘차게 비상하는 날개를 이미지화했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창업주 이름을 본 따 만든 사명이 유행했었다”며 “제약회사의 특성상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오랫동안 사명을 바꾸지 않고 심볼을 간직해 소비자에게 각인된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