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소차 컬래버로 의기투합
최태원 SK 회장과도 만남 추측
|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세계 시장에서 먹히는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1등 DNA를 ‘자동차 플랫폼’에 결집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총수 간 신뢰를 토대로 한 ‘톱 다운’ 방식의 협업은 가장 신속하고 전방위적 사업 추진이 가능해 향후 기업 간 어떤 컬래버레이션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다음주 중 LG화학 오창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구 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손잡았고 현대차의 전기차 양산 모델 1종에 대한 배터리 공급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톱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을 갖고 있어 양사가 보다 중장기적 전기차 개발 구상을 나누고 향후 추가 공급계약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번 만남은 정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술력을 자세히 살피고 중장기 전기차 전략을 가다듬은 지 한 달여 만이라 의미를 더한다. 한 번 충전에 800㎞를 갈 수 있는 전고체배터리는 용량 확장과 안전성에 한계를 갖고 있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유력후보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최근 차량을 제네시스 ‘G90’으로 바꾼 바 있어 양사간 한층 돈독해진 관계를 암시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날 것이란 시각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양산될 현대차 최초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5종 모델에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납품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특히 이번 행보는 현대차 경쟁사인 토요타가 8월 전고체배터리를 넣은 플랫폼 ‘E-팔레트’ 모델을 선보이고, 최근 테슬라 전기차가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이라 의미가 크다. 정 수석부회장이 국내 기업을 모아 전기차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사이 정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수소모빌리티 시대 구축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한국형 뉴딜 3대사업 중 하나로 미래차를 지목하고 그린 뉴딜 중 하나로 수소경제까지 언급하면서 밀월관계는 한동안 이어질 모양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7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만나 국내 최대규모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만드는 데 의기투합하기도 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상반기 충남 태안에 준공 예정인 아시아 최대규모 주행시험장 내 고객경험에 특화된 주행체험 시설과 고객 전용 건물을 지어 2022년 상반기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완성되면 국내 자동차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 수석부회장과 조 부회장은 경복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한 반이 된 적도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LG그룹·SK그룹은 향후 총수 일정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에선 이 부회장, 조 부회장 등과의 회동 등 정 수석부회장의 과감하고 빨라진 최근 행보를 볼 때 국내기업들과의 합종연횡 바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총수들 간 회동은 과정과 절차를 건너뛰어 사업을 벌일 수 있어 가장 빠르고 즉각적인, 또 확실한 협업 방식이라는 게 재계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시장이 멈춰 서면서 그동안 테슬라 등 선두기업 대비 전기차 경쟁력이 뒤져 있다고 평가 받던 현대차로선 시간을 벌게 된 셈”이라며 “전기·수소차를 준비해야 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이기 때문에 정 수석부회장이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