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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정신 건강 전문의 한창수 교수의 ‘무조건 당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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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0. 07. 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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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 무력감 불안감 슬픔...마음의 문제에 관한 현실적 해법
무조건 당신 편
“지금 넘어진 채 일어서지 못하고 계신 분들에게 아무런 조건이나 기대, 대가 없이 내미는 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당신 또한, 자기 자신에게 ‘난 무조건 당신 편’이라고 말해주었으면 합니다.”(11~12쪽)

20년간 수만 명의 마음을 수리해 온 한창수 고려대학교 정신 건강 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첫 책 ‘무조건 당신 편’에서 이같이 말한다.

이 책에는 ‘마음의 힘을 기르는 ‘외상 후 성장’의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외상 후 성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비되는 말이다. 상처 받은 이들이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것을 넘어 성장에까지 이르는 것을 일컫는다. 지금까지의 심리 연구가 ‘회복’ 단계에 머물렀다면,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성장’ 단계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학문적 근거에 기반을 둔 이 책은 저자의 성향답게 편안한 글, 청량하고 포근한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그가 진료실 안팎에서 만났던, 마음의 문제를 갖고 있는 이들의 사례와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해 공감의 폭을 넓힌다.

저자는 특히 ‘울분’ 감정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룬다. 울분이란 너무 억울하고 화나는 일을 반복적으로 겪었을 때,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도리가 없어 분통 터질 때 느끼는 감정이다. 울분은 ‘갑질’로 인한 ‘감정 노동’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요즘, 우리를 병들게 하는 가장 심각한 감정 중 하나다. 내부적으로 터지면 우울증이나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 외부적으로 터지면 누군가를 해치는 행동으로 흘러간단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다.

이 책에는 독일 연구 팀에서 개발해 한국 연구 팀에서 상황에 맞게 번역한 ‘울분 장애 척도’를 실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내뱉는 “힘들다”는 말에 묻어 있는 감정들, 즉 분노, 무력감, 불안감, 슬픔 등도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그는 이런 감정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의 사례를 들려주면서 마음의 문제로 인한 물리적인 증상은 약물 치료로 좋아지겠지만 감정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내담자가 바닥나버린 자신의 마음 곳간을 채우고 다리에 힘을 키워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그의 편에 서겠다고도.

국내 정신 의학계에서 선도적인 연구자 중 하나로 꼽히는 저자는 그간 해온 무수한 연구들의 핵심적인 결과를 아주 쉬운 말로 소개한다. 저자는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되,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노력을 계속할 것”을 강조한다.

한창수 교수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미국 듀크 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2018년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역임했고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마음과 정신의 문제를 쉽고 편안하게 설명해왔다. 누군가에게 마음의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믿는 정신 건강 전문의다.

알에이치코리아. 256쪽. 1만5000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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