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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세금 내겠다’…RIA 계좌 깨고 국장 탈출하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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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8. 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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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A 출시 네 달 만에 첫 순유출…5000억 감소
국장 변동성·1년 의무 보유 부담에 국장 떠나 미장행
“실효성 가지려면 세제 혜택·제도적 유연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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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출시 네 달 만에 자금 이탈을 겪고 있다. 절세 혜택을 위해 국장에 복귀했던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에 지쳐 기존 세제 혜택을 토해내고 가산세까지 감수하며 다시 미국 증시로 탈출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RIA 계좌가 해외 자금 복귀를 유도하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려면, 1년 의무 보유라는 유동성 제약 조건을 완화하고 시장 상황에 맞춘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RIA 계좌의 총 잔고는 2조 1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말 2조 6000억원을 웃돌던 총 잔고가 불과 두 달 만에 5000억원가량 빠져나간 것이다. RIA 제도가 시행된 지난 3월 23일 이후 월간 잔고가 순유출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자들이 세금 불이익이라는 페널티까지 감수하며 계좌를 중도 해지하는 배경에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1년 의무 보유 조건에 대한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IA를 통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공제받으려면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최소 1년간 국내 상장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겪으며 7월 한 달 동안에만 코스피 지수가 20% 이상 급락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반면 미국 나스닥 지수는 7월 약 2%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양도세를 아끼려다 1년 동안 국내 증시에 자금이 묶여 원금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공포가 개미들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국장 이탈' 추세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시 조정이 본격화된 6월부터 7월 말까지 개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52억 7537만 달러(약 8조원)에 달했다. 반면 국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월 초 약 139조원에서 7월 말 104조원 수준으로 두달새 35조원이나 급감했다.

심지어 국내 본주의 수급 불안을 피해 양도세를 감수하면서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상품을 사 모으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2위, 한국 증시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RU'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추세 속 지난달 말 RIA 계좌 총 잔고(2조 1214억원)는 국내 투자자들의 전체 미국 주식 보유 평가액(약 243조원)의 0.9% 수준에 그쳤다. 신규 가입계좌 증가 건수 역시 5월 8만 8000좌에서 7월 1만 4400좌로 급감하면서 RIA 정책이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국내 증시 불확실성에 더해 RIA 계좌의 유동성 제약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이어졌다"면서 "RIA가 지속 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으려면 의무 보유 기간 완화와 세제 유인 강화 등 제도적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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