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이동제한 조치 완화 수요 회복 기미
"낙관하긴 어려워…코로나 이전 회복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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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1160만 배럴이다. 이는 전년 동기 1948만 배럴 대비 40.5% 줄어든 것이다. 전체 석유제품 소비의 4.26%를 차지하던 비중도 2.61%로 낮아졌다. 국내 항공유 소비는 항공기의 국내 운항은 물론, 국내에서 기름을 넣은 뒤 해외 운항을 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항공유 소비 급감은 코로나19 여파에 글로벌 여행객이 감소한 영향이 가장 크다.
월별로 살펴보면 올해 항공유 소비량이 가장 저점이었던 때는 4월이다. 4월 항공유 소비량은 73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77.7% 줄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4월보단 회복되고 있지만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여객 운송이 뒷받침돼야 정유사의 안정적인 항공유 판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정유업계는 매출의 15~20%가량을 항공유에서 얻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의 전체 매출액 대비 항공유 매출 비중은 20.1%다. 에쓰오일의 항공유 매출 비중은 12.8%다. 매출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던 항공유 판매 부진은 정유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냈던 정유사들은 2분기도 실적 반전을 꾀하긴 어려웠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정유부문에서 각 4329억원, 35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유의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달러대로 손익분기점(4~5달러)을 밑돌며 수익성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정제마진은 항공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것으로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휘발유 등 석유제품 중에서도 항공유 마진이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주요 국가들의 이동제한 조치 완화 등으로 항공유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언제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