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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거점항 꿈꾸던 ‘울릉항’, 태풍에 왜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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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기자

승인 : 2020. 09. 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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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시공 전문가·주민 다양한 의견 제시
준공 앞두고 기록적인 파고로 시설 파괴
일부 설계변경으로 강도 약화 주장도 제기
평상시에도 월파현상으로 인한 주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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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사동리의 울릉항이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 내습으로 방파제 일부가 파손돼 있다 . /조준호 기자
울릉 경북 울릉도 울릉(사동)항은 국토주권 수호와 국가안보 등을 위해 민·관·군·경이 함께 사용하는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동해의 거점항을 꿈꿨지만 올해 준공을 앞두고 태풍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 3일 제 9호 태풍 ‘마이삭’ 내습 때 울릉항 동방파제 220m 가량 전도되는 등 약 22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며 보강 시까지 항구 기능을 잃게 됐다.

14일 항만 시공 전문가와 주민 등에 따르면 울릉항 방파제가 파손된 첫째 이유는 설계된 강도보다 큰 파고가 덮쳐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울릉항2단계 동방파제 축조공사 대안설계보고서에 따르면 사동항 설계파고는 10.3m를 적용해 설계됐다.

‘마이삭’이 울릉도를 강타한 3일 울릉도 기상관측 이래 최고 파고인 15.7m를 기록했다. 비공개 된 기상청 자료에는 이보다 높은 19.5m가 관측됐다. 즉, 설계파고 보다 높은 대형 태풍영향으로 파손됐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이번 태풍에 울릉항과 함께 항만파손 및 육상에 올려 놓은 어선과 보트까지 파손된 남양항의 설계파고는 7.3m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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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항 태풍에 파손된 현장. 상부에 거치된 콘크리트 블록들이 파도에 유실 됐다. /조준호 기자
둘째 이유는 당초 설계된 케이슨공법에서 일부구간이 설계변경돼 강도가 약해졌다는 주장이다.

울릉항은 당초 30여m인 대수심(大水深)과 고파랑(高波浪)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케이슨(빈 상자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 공법이 적용됐다.

수심 깊은 바닥에서 상치부분까지 같이 연결된 케이슨을 제작해 항만시설에 거치해 속을 채워 고정하는 공법이다.

이와 달리 깊은수심에서 사석을 채워 상치블록을 쌓아 제작되는 공법보다 케이슨 공법이 강도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항건설과 맞물려 해수청의 요청으로 당초 설계된 일부구간을 케이슨 공법에서 일반 블록공법으로 변경해 시공됐다.

주민들은 이번 태풍에 집중적으로 파손된 방파제 구간은 케이슨 공법으로 제작된 구간이 아닌 설계변경이 적용된 구간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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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태풍 ‘마이삭’이 울릉항을 덮치고 있다. 사진 중심부에 방파제가 파손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방파제를 넘어 파도가 항내로 월파하고 있다. /제공=독자
셋째 이유로 항을 넘나드는 높은 파고에 취약했다는 주장이다. 울릉항은 수면에서 최고높이가 14m다. 그러나 항을 넘나드는 파도로 인해 항 외, 내부의 피복 및 사석 등이 유실되는 등 높은 파고에 취약했다는 것이다.

또 월파현상(越波現象)이 발생해 파고가 내항을 덮쳐 항내 높은 파도로 인해 독도 여객선 및 예인선이 침몰하고 정박된 선박 홑줄이 터지는 등 선박을 보호해야 할 항구 기능이 약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울릉항에서 선박이 침몰한 곳은 이번 파손된 동방파제 2단계 현장이 아닌 1단계 준공된 항만이었다.

울릉항은 평상시에도 저동항 등 보다 높이가 낮고 좁은 폭으로 높은 파고에 취약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돼 왔다. 실제 동방파제 2단계 방파제는 다른 방파제와 달리 준공이 되고도 안전 등을 이유로 방파제 출입을 통제했다. 월파하는 파고로 방파제 난간과 블록 이음구간 등이 파손되는 크고 작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방파제였다.

주민들은 태풍이 스쳐도 파손되는 항이 아니라 태풍 내습에도 항내에 어선을 안전하게 정박할 항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주민 A씨(47, 울릉읍)은 “당국에서는 항만 시설이 건설, 준공될 때 동해안의 높은 파고로부터 안전한 항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사실 어민들은 안 믿는다”며 “1970년대도 아니고 태풍이 북상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어민들이 수백키로 떨어진 다른 항구로 피항가는 게 그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울릉도 재난현장을 찾은 문성혁 장관은 “피해가 난 항만시설을 원상복구 차원이 아닌 태풍 등 자연재해 시 안전한 항만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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