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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의무배정 20%→30%”…업계 “자본시장 원리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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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0. 11.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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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의 증시 관심이 공모시장 투자 열기로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소액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한 공모 청약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일반공모 청약 물량을 현재 20% 수준에서 30%로 늘리고, 균등 배정 방식 등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는 청약 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방식이 대다수라 청약 경쟁률이 높을수록 소액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아이돌그룹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 공모 당시에도 일반 투자자들은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어 겨우 27만원 어치(2주) 주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 기회를 확대하면 시장 활성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개선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빅히트의 사례처럼 상장 이후 부진이 커질 수 있는데, 무분별한 투자 확대로 개인들의 손실을 더 키울 수 있어서다. 또한 개인투자자에 대한 배려성 정책이 자칫 시장의 기본적 원리를 해치고, 변동성을 키우면서 향후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12일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공모주 배정 및 기업공개(IPO) 제도개선’ 공청회를 열었다. 최근 IPO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자금을 동원할 수 없는 개인 투자자가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장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IPO 주관회사는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공모주식의 20%를 배정하고 일반청약자에게는 공모주식의 20% 이상을 배정해야 한다. 신탁과 펀드를 포함해 기관투자자가 60%가량을 배정받는다.

올해는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대어급’ 공모주가 많아 개인들의 투자가 더 어려웠다.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어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주만을 배정 받을 수 있었고, 카카오게임즈는 5주, SK바이오팜은 13주를 받는데 그쳤다. 여기에 일반투자자들이 IPO 과정에서 공모가 산정 등에도 참여하지 않던 터라, 공모 시장 참여 기회를 늘려달라는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소액투자자들의 기회를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인 배정 물량 확대와 균등 배분 방안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홍콩과 일본 등에서 소액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 확대를 위해 복수 청약 금지를 전제로 추첨 방식이나 우선 배정을 활용하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 의무배정비율을 30% 까지 늘리고, 일부는 일정 증거금 이상이면 균등하게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과 하이일드펀드 우선배정물량을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 이후 주가가 크게 부진해 개인들이 손실을 보는 사례가 생겨나자 개인 투자 기회를 늘리는 개편 방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모주는 높은 기대심리에 매수가 이뤄지지만, 그만큼 차익 실현을 하려는 매도 수요도 많아 변동성이 크기 마련인데, 무작정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 물량을 늘리면 손실도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의 기본 원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많은 증거금을 내는 고액 투자자들이 그만큼 해당 기업의 투자에 관심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주식을 배정하는게 오히려 형평성에 맞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중심적인 제도가 정도는 아니지만, 기업을 잘 알고 분석한 투자자들에게 좀더 배정할 수 있는 여지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인 물량 확대 규정이 IPO 주관사의 권한을 침해해 전반적 시장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 또한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일괄적으로 개인의 물량을 늘리면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투자자들이 공모 시장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시장 활성화 자체도 올해 들어서야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증시대금이 늘어나면서 겨우 시작되고 있는 셈인데, 상장주관사가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해야하는 고유 영역인 청약 방식에까지 규제가 가해지면 향후 운영에도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정 공모가의 형성과 공모주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주관사의 기관투자자 배정 효율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시장을 위한 주관사의 역할 강화와 일반투자자의 투자 기회 확대가 동시에 필요하다”며 “투자자와 기업 모두를 위한 안정적 IPO 시장 마련을 위한 합리적인 배정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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