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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정부 전국적 부분봉쇄 계획 발표,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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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베른 통신원

승인 : 2020. 12. 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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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말까지 부분 봉쇄, 상점 문 닫고 소모임 5명 이내 제한
26개 주정부와 각 당에서 연방정부의 역할에 대해 의견 엇갈려
정부, 11일까지 각 주정부와 협의 후 12일부터 적용할 것
스위스의회 회의
스위스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부분봉쇄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사진= 스위스 정부 유튜브(Der Schweizerische Bundesrat) 화면 캡쳐
“우리의 실수였다. 너무 낙관적이었다”·“우리에게 더 이상의 선택권은 없다.” 8일 (현지시간 기준) 기자회견에 나선 스위스 연방 정부 내무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의 말이다. 스위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되자 전국 수준의 더욱 강력한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스위스 26개 주정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3개의 기둥 (The Three-Pilar Plan)’ 이라고 불리는 정부의 계획안은 전국적인 부분 록다운(봉쇄)이라고 할 수 있다. 레스토랑, 상점 및 운동·레저시설은 모두 저녁 7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 교회 예배와 입법·의회 모임을 제외한 모든 행사도 금지된다. 사적인 소모임 또한 최대 2개 가구에서 최대 5명만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성탄절 기간(이달 24~26일)과 연말(이달 31일)에는 최대 10명까지 모이을 허용된다. 이 계획안은 오는 11일까지 각 주정부와 협의를 거친 후 12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약 40일간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 프랑스어권 지역 반발, “이제와서 다시 부분 봉쇄라니...”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4000명이 발생하고 있는 스위스는 8일 기준 총 36만명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8일 기준 5663명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스위스의 확진자는 주로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서부 프랑스어권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어권 지역 몇몇 주정부들은 연방정부보다 먼저 부분 봉쇄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특히 제네바주(州)에서는 부분봉쇄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6~700여명이 영업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후 일부 주에서 확진자 수가 점차 감소하자 주 당국은 이 달부터 부분봉쇄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영업재개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규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연방정부의 발표는 날벼락과도 같은 셈이다. 프랑스어권 지역 주정부들이 연방정부의 이번 방역 계획에 반발하고 나선 이유다.

제네바주의 마우로 포지아 (Mauro Poggia) 의원은 연방정부의 발표가 굉장히 “무례하다”라고 말하며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유라주(州)의 자끄 게베르 (Jacques Gerber) 경제부 장관은 “연방의회의 발표는 놀라웠고 스위스 서부의 모든 주들을 짜증나게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주정부와의 협의도 없이 연방정부가 먼저 나선 사례”라고 비판했다. 발레주(州)의 정치인들 또한 정부 발표에 대해 “급진적인 결정”이라며 비판에 가담했다.

또한 모든 상점의 영업 중단이라는 정부 발표에 스위스 노동조합 유니아(Unia)는 “식당 및 일반 상점이 코로나19 감염과 전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 증거를 제시하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연방정부의 알랭 베르셋 (Alain Berset) 내무부 장관은 “프랑스어권 지역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부분 봉쇄를 풀고 다시 영업 재개를 하는 것은 아직 섣부른 판단”이라 반박했다. 동시에 확진·사망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스위스의 북부·중앙지역에 위치한 독일어권 지역에 대해서는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독일어권 지역에 속하는 취리히주, 바젤, 베른 지역은 연방정부의 조치를 받아들여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반면 아르가우주(州)에서는 같은 독일어권 지역임에도 불구, 정부 계획에 크게 반발하며 다른 주에서 시행하는 결과를 본 후 추후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랭 베르셋 내무부 장관은 11일까지 “각 주정부와 진지한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각 주정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동시에 “주변의 모든 국가들 중 우리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개방적(open)이고 낙관적인 자세로 대응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의 상황과 대응조치가 매우 불쾌하더라도 제대로 대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의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 “주정부의 자율성을 지켜달라” vs “연방정부가 나서야 할 때”

연방제를 채택한 스위스는 주정부의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스위스 정부의 자세에서도 이같은 특징이 드러난다. 연방정부가 큰 지침을 설정하면 각 주정부는 지역 상황에 맞게, 때로는 연방정부의 지침보다 더욱 강력한 방역지침을 펼치며 대응해왔다.

만 12세 미만 아동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방정부 지침과 다르게 일부 주에서 “초등학교 교실 내 학생과 교사 모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실내 공공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라는 연방정부의 지침이 있었던 10월 말, 바로 며칠 뒤 제네바주에서는 부분봉쇄라는 훨씬 강력한 제재를 시작했다.

스위스의 각 정당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역할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당 교섭단체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역별로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전국단위 조치를 ‘임의로’ 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정부의 자치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스위스 중도우파인 자유민주당은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계획과는 일관성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각 주정부가 진행해 온 조치와 정책들의 효과를 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스위스 사회민주당은 “지금까지 연방정부가 주저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지금이라도 연방정부가 나서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의 이러한 제한조치와 병행하여 큰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을 위한 경제적 원조를 늘릴 것을 촉구했다. 스위스 기독인민민주당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제한 조치일지라도, 현재로서는 우리 모두의 연대와 책임이 필요하다”며 연방정부의 계획을 반겼다.

스위스 컨퍼런스회의 내무부장관
알랭 베르셋 스위스 내무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세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스위스 정부 유튜브(Der Schweizerische Bundesrat) 화면 캡쳐.
유럽 내 1차 확산이 있었던 지난 봄, 스위스 연방 정부는 긴급 조치로 스위스 전역을 이례적으로 전면봉쇄 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2차 확산 때부터는 주정부의 자율성에 맡겨왔다. 알랭 베르셋 내무부 장관은 이번에 논의하고 있는 전국적 계획은 1차 확산 때처럼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대신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관성과 통일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향후 몇 주 동안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로 강력한 조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분적 봉쇄로도 확진자 수가 줄지 않으면, 전면 봉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추가조치는 상황이 극심한 주에 한해 적용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서는 18일 스위스 재정부·경제부·내무부·사법부가 모여 협의 후 정부에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수정 베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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