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최소화 위해 양측 합의 관건…"LG·SK, 한발씩 양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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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ITC 최종 판결 후 SK이노베이션 앞에 놓인 ‘합의’ ‘항소’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 세 가지 선택지 중 ‘합의’가 유력안으로 예상되고 있다.
ITC의 소송이 민사소송인 만큼 양측이 합의만 한다면 ITC가 SK에 내놓은 ‘10년 수입금지 조치’는 바로 해제될 수 있다.
ITC가 SK와 계약한 자동차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포드에 4년, 폭스바겐에 2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지만, 현재 미국에서 약 20조원가량의 배터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 SK로서는 사업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3조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1공장과 2공장의 가동 일정을 고려할 때 폭스바겐은 내년부터 1년, 포드는 내후년부터 2년 정도만 SK로부터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C의 유예기간은 결국 포드와 폭스바겐에 대체 공급사를 찾기 위한 시간으로, SK로서는 각 공장 생산 개시 후 2년 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셈이다.
또한 LG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럽시장에서의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SK의 미래먹거리 사업인 배터리 사업 영위성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합의밖에 없다. 최태원 SK 회장이 하루빨리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양사가 지리한 공방전을 이어간 이유가 ‘합의금 규모’인 만큼 어느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양사가 구체적 희망 합의금을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LG는 2조~3조원대를, SK는 수천억원 수준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합의금에 대한 입장차가 큰 만큼 ITC 최종판결 이후에도 접점을 찾기가 힘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ITC의 승리로 이미 명분을 챙긴 LG 구광모 회장이 K배터리 사업의 발전을 위해 한발 양보하는 자세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물론 SK가 ITC의 최종결정에 반기를 들고 항소에 나설 수도 있다. 실제로 SK도 ITC 최종결정이 내려진 날 “ITC의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향소 등 정해진 절차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 진실을 가릴 계획”이라고 항소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경우 또다시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막대한 소송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수입금지 효력은 그대로 유지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LG와의 합의금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SK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희망을 걸어볼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은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될 때, ITC 최종판결 이후 60일 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60일 동안 ITC의 수입금지 효력은 유지되지만 LG에 빼앗긴 합의의 키를 SK로 다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켐프 미 조지아주 주지사는 “불행히도 ITC 최근 판단은 SK의 ‘청정 에너지’ 분야 2600명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며 SK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ITC가 포드와 폭스바겐 등의 배터리 공급에 유예기간을 주면서 공익을 위한 거부권 행사를 하기에 애매해졌고, 그동안 특허 침해가 아닌 영업비밀 침해건에 대해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의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K배터리의 손실은 물론 양측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대승적 차원에서라도 하루빨리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만나 그동안의 앙금을 털고 한발씩 양보해 합의 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윈윈’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