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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명품업계는 서비스 상식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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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1. 04.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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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생활과학부 기자
최근 보복 소비 심리가 폭발하며 명품 업계는 전년 대비 급격한 매출 신장으로 호황을 맞고 있다. 명품값의 계속된 상승에도 소비자들은 ‘나를 위한 소비’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최근 명품 구매의 핵심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자리잡자 명품 업계는 관련 마케팅을 쏟아내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명품 업계의 서비스는 늘어난 소비자의 관심과 반비례하는 모습이다. 명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보통 2~3회 정도 ‘백화점 투어’에 나선다. 매장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스크래치·가죽 눌림 등 제품 하자를 뒤늦게 발견해 교환하거나 환불 후 재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수량이 많아 비교가 쉽다면 다행이지만 매장별로 수량 또한 상이해 새 제품을 비교해보기 위해서는 다른 백화점으로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제품이 남아있다 해도 가방 형태나 바느질에 대해 질문하면 직원들은 “장인에 따라 다르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이같은 태도는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 식의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구매 후 상품의 포장 단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박스 수급에 문제가 있다며 쇼핑백에만 담아 판매를 진행하기도 한다. 게다가 구매 후 사전에 예약된 손님이 왔다며 다른 직원에게 소비자를 인계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양해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기 명품 라인의 경우 주말 기준 대기 시간이 평균적으로 최소 2~3시간이다. 소비자들은 명품 구매를 위해 긴 대기시간도 아까워 하지 않는다. 그만큼 명품이 주는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서는 명품백을 담는 박스와 쇼핑백·더스트백·리본 묶음이 평균 2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명품에는 이처럼 사소한 것 하나도 버릴 게 없지만, 정작 명품 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사소한 서비스 하나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할 때다. 소비자를 계속해서 ‘호구’로만 생각하면서 진정한 명품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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