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 바이인(白銀)시 징타이(景泰)현의 황허스린(黃河石林) 공원에서 22일 열린 100㎞ 산악마라톤 크로스컨트리 대회 도중 무려 21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낮은 기온의 험준한 고산지대에 내린 폭우와 강풍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마라톤 사고 1
0
사고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출동하는 구조대원들. 그러나 21명의 목숨은 구하지 못했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참사가 발생한 현장은 원래 변화무쌍한 날씨로 유명한 곳이다. 대회가 열린 이날 역시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대회 주최 측은 예정대로 행사를 강행했고 결국 참사를 유발하고 말았다. 사고가 발생하자 바이인시 당국은 700여명의 구조대원을 동원, 희생자 전원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들 중에는 100Km 울트라마라톤의 중국 기록 보유자인 량징(梁晶·31)도 포함돼 있다. 대회 참가자 172명 중 151명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라톤 사고
0
구조대원들이 출동하는 모습./제공=런민르바오.
23일 언론에 의해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회 참석자들이 가족, 친구들과 주고받은 메세지 내용과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사진을 보면 희생자들의 상당수가 함께 부둥켜 안은 채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 일부는 입에 거품을 문 채 의식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30대 마라톤 매니아인 천구이룽(陳貴龍) 씨는 “나도 대회 참가를 권유받았으나 개인적인 일로 가지 못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참한 모습의 희생자들 중에 아는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심란하다”면서 사고 광경이 정말 처참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전 대륙이 대기오염으로 신음하고 있음에도 경제 발전과 함께 건강과 레저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마라톤 붐이 불고 있다. 소규모까지 합칠 경우 전국적으로 연 1000여개의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라톤 붐으로 인한 내수도 폭발하는 양상이다. 2020년의 경우 연 2000억 위안(元·35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라톤 경제’나 ‘마라톤 산업’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번 참사로 앞으로 이 유행어들은 의미가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