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징계 기조 유지 부담
제재심 앞서 분쟁조정 절차
분조위 배상권고안 수용땐
피해구제 노력 반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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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금융사 CEO에 대한 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제재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한 라임 펀드 관련 제재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분쟁조정 절차가 먼저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배상 권고안을 빠르게 수용하면 ‘피해 구제 노력’이 반영돼 징계 수위가 완화될 수 있다. 하나은행은 그간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최고경영자(CEO) 중징계 결정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금감원의 잇단 중징계 결정에 금융사들이 소송을 대응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CEO 입장에서 중징계를 받게 되면 연임이나 재취업이 불가능해져 징계를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DLF 징계 취소 소송 결과’를 라임 등 사모펀드 징계 결정에 고려하기로 한 점도 하나은행 입장에선 다행이다.
다만 디스커버리, 이탈리아 헬스케어 등 하나은행이 연루된 다른 사모펀드의 분조위 일정이 불투명한 점은 변수다. 일각에서는 차기 금융감독원장의 의지에 따라 중징계가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3일 하나·부산은행, 대신증권의 라임 펀드 판매에 대한 분조위를 동시에 개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제재심 일정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펀드는 라임을 포함해 독일 헤리티지, 이탈리아 헬스케어, 디스커버리 등 네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510억원가량 팔렸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1535억원, 라임 펀드 871억원 규모가 판매됐고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9년에만 약 240억원 팔렸다.
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은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이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최고경영자(CEO)에게 묻고 있어, 이들도 제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들이 중징계를 면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결정하는 데 부담감이 커졌다. 최근 감사원이 금융감독원에 사태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임직원 5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사태에 금감원의 책임이 큰 상황에서 금융사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또한 하나은행이 제재심보다 라임 사태의 분쟁조정 절차를 먼저 밟게 된 것이 긍정적인 상황이다. 제재가 결정되기 전 배상 권고안을 수용하면 피해 구제 노력을 인정받아 징계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은행은 분조위보다 먼저 마무리된 제재심에서 사전 통보된 중징계 ‘기관 경고’가 유지됐다. 분쟁조정안이 나오는 대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분조위가 열리지 않은 만큼 피해 구제 노력이 덜 반영된 셈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제재가 결정되기 전 분쟁조정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징계 수위가 한 단계씩 경감된 바 있다. 또 최근 금감원 내에서는 CEO 중징계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제기한 DLF 사태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 결과에 따라 금감원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손태승 회장에 대한 DLF 징계 취소소송 공판에서 재판부는 금감원의 중징계 근거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더해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재판부의 판단을 보고 제재를 확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결과는 다음 달 20일 나올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손 회장의 재판 결과가 전환점이 될 수 있는데, 무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징계가 결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라임 외 다른 사모펀드에 대한 분조위는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분조위가 열리기 위해서는 제재를 위한 현장검사와 별개의 조사가 진행돼야 하는데, 디스커버리·독일 헤리티지 펀드에 대한 조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연루된 펀드가 많은 데다 코로나19 확산세로 분조위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며 “펀드별로 할지, 묶어서 할지에 대한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임 금감원장이 누가 되냐에 따라 징계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윤석헌 전 원장과 같이 소비자 보호와 금융사들의 책임에 강조하는 인물이 금감원장으로 오면, 중징계를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