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사업부 분할 '탄력'
"승부수 띄워야 하는 중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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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12월 분사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이 시급한 만큼 시장에서는 하반기 내 상장이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전기차 볼트 EV의 리콜로 발생한 충담금 910억원을 2분기에 반영한 것 또한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 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배터리 화재와 관련한 충당금이 지속 발생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코나EV를 시작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볼트EV 리콜에 나서면서 세 차례의 충당금을 떠안게 됐다. 코나EV 5500억원, ESS 4000억원을 포함해 설정된 누적 충당금은 총 1조41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LG화학 또한 2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2조2308억원에서 2조1398억원으로 정정했다
지난달 GM은 최근 발생한 전기차 볼트 EV화재 사고와 관련해 2017~2019년 생산한 차량 일부를 대상으로 재차 리콜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하는데, 일부 배터리 모듈 제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 또한 배터리 사업 분사를 단행하며 재원 조달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앞서 이달 3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분할하겠다고 공표했다. 지난달 1일 스토리 데이를 통해 배터리와 E&P 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지 한 달 만의 초고속 결단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SK배터리의 IPO 시점을 내년 상반기께로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부터 코스피 입성 예상 시점까지 대략 10개월여가 소요됐다는 점에서다. SK배터리 또한 10월 1일 출범하고 11월이나 12월 국내 증시 상장 준비를 한 후 내년 초 코스피 입성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내년의 경우 배터리 사업부 실적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것으로 전망돼 기업가치 제고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 분할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IPO 또한 예상보다 일찍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 합의로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다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IPO를 위한 최적의 시기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띄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63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5236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4분기 매출 1000억원을 처음 돌파한 뒤 2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노력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00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130조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기아·포드·다임러 등 기존 고객뿐 아니라 여타 글로벌 제조사들의 신규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5년께 파나소닉을 제치고 배터리 시장점유율 톱3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는 글로벌 배터리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올해나 내년 안에 IPO를 하지 못하면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것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투자가치가 없는 것으로 폄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기업이든 최대한 빨리 IPO를 단행해서 인적·물적 쇄신에 나선 후 새로운 로드맵을 짜서 가야한다”며 “성공적인 IPO 이후 어떻게 쇄신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시장의 판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