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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대기업과 재벌을 심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저승사자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중심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신재생에너지를 키우겠다며 원전과 기존 화석연료 발전을 집요하게 비판했다.
곧 관가는 부처 개편설에 휩싸였다. 산업과 통상, 자원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곧 갈갈이 찢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통상’은 외교부로 넘겨 외교통상부로 회귀하고, ‘자원’은 환경부로 넘겨 기후환경부가 된다고 했다. 심지어 ‘산업’ 영역마저 중소기업 업무를 떼어내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든다고 했다. 이 내용은 민주당 씽크탱크에서 직접 논의했다고도 했다.
‘통상’ 업무는 이제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보단 외교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커졌고,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생산은 ‘환경’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단서를 달고 통제될 것으로 보였다. 산업 육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산업부라서 지켜지고 있던 가치들은 외교부와 환경부로 이관되며 변색될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이었다. 산업부의 중소기업 업무까지 대놓고 양보하고 뺏겨야 청(靑)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그 과제는 추후 새 장관이 될 인물이 떠안을 터였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산업부는 어떻게 변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장관과 차관 한 명씩 두고 있던 조직은 이제 에너지를 담당하는 2차관 자리가 신설됐고, 해외에선 오히려 Minister(장관) 호칭을 달고 나가는 준장관급 통상교섭본부장까지 생겨났다. 2명의 차관을 두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넘어서는 사이즈다.
왜일까. 역시 그랬다. 국가를 지탱하는 건 ‘먹고사는’ 문제. 근간이 되는 산업과 이를 수출하는 통상, 동력이 되는 자원이 핵심이다. 기업들 압박 피치를 올렸지만 막상 우리 기업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얘기가 달라졌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무역확장법’이란 초강력 보호무역,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에 맞서기 위해 정부는 백방으로 뛰었다. ‘저승사자’ 공정위원장은 내부 비판 속 물러났고, 문 대통령은 해외순방에 나설 때마다 우리 기업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전기차·배터리까지 새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지원이 쏟아졌다. 새 정부 에너지 미션(?)을 수행하던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무리한 탈원전 강행을 위해 월성1호기 경제성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뿔을 바로잡겠다며 소를 죽이는 ‘교각 살우(矯角殺牛)’를 면한 문 정부에 갈채를 보낸다. 이제 연말 역대 최대 수출 달성을 앞두고 뒷바라지 중인 문승욱 장관의 노고가 눈에 보인다. 차기 대통령의 부처 개편 공약이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경제와 윈윈할 수 있는 그림이라면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