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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23명 입양한 베트남 국민가수 코로나19로 사망에 애도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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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9. 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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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자신이 입양해 키운 아이들과 함께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는 피 늉(오른쪽에서 세번째)의 모습./사진=VN익스프레스 캡쳐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낸 후 고아 23명을 입양하고 자선 활동을 펼치던 베트남의 국민가수 피 늉(51)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해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VN익스프레스·뚜오이쩨 등은 코로나19 감염 후 한달 넘게 치료를 받던 늉이 전날 호찌민시 쩌러이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병원 측은 체외막산소공급(ECMO·에크모)과 최첨단 약물을 동원해 치료에 최선을 다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이후 뒤따른 심각한 폐 손상·다기관부전·사이토카인 폭풍 등으로 끝내 사망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늉의 코로나19 감염에 이은 사망 소식은 베트남 전역에 큰 슬픔을 안겼다. 현지 언론들은 “찌르레기가 멀리 날아갔다” “천사의 사명을 다 하고 떠난 가수”라며 일제히 애도했다. 충격에 빠진 국민들은 “그녀가 떠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하늘은 왜 좋은 사람을 먼저 데려가는가” 등과 같은 반응을 쏟아내고 있있다.

늉이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국민 가수’로 거듭난 데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정적인 노래뿐만 아니라 멈출 줄 모르는 자선 활동이 있었다. 늉은 지난 7월 “호찌민시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며 고통받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 사는 친딸을 만나기 위해 계획했던 미국행을 취소하고 자선 활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빈곤층·노숙자들에게 이후 쌀과 음식을 전달하는 등 자선 활동을 이어갔지만, 정작 본인은 결국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끝내 숨을 거뒀다.

자신의 유년 시절을 “고아처럼 자랐다”고 회고한 늉은 친딸 외에도 고아 등 23명의 아이들을 입양해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친아버지를 모르고 10살 때 친어머니마저 잃고 홀로 자라다시피 한 늉은 열 일곱 나이에 살 길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살배기 딸을 키우는 미혼모로 청소부·식당 종업원으로 밤낮 없이 일하던 중, 베트남 교포 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둔 가수 트리지 프엉 찡에게 발탁돼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5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공연 허가를 받고 순식간에 ‘국민 가수’로 떠올랐다. 큰 성공을 거두면서 24명의 ‘어머니’가 됐다. 그는 입양에 대해 “어릴 적부터 늘 고아들을 위한 집을 짓고 그들의 어머니가 되는 꿈을 꿨다”며 “아이들도 밖에 나가서 나에겐 어머니가 있고 형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불행이 내 아이들에게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늉에게 가수의 길을 열어줬던 트리지 프엉은 28일 “늉의 친딸은 물론 양자들도 모두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베트남은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 76만6111명·누적 사망자 1만8936명을 기록했다.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4차 유행 이후 유명 가수·예술가들도 코로나19 확진 이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과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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