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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재상장에 피눈물”… 뿔난 한국조선해양 주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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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철 기자

승인 : 2021. 10. 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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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현대중공업의 상장 이후 곤두박질치고 있는 한국조선해양 주가에 대해 해당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의 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사명을 바꾸고 현대중공업을 분할한 만큼,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되면 손해부분이 복구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조선해양은 5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9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상장하기 직전인 11만8500원에서 18.64% 감소한 액수다.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현대중공업이 코스피에 입성한 지난달 17일에만 10.97% 급락했으며, 이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 대해 한국조선해양이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한몸’이었으나, 그 가치를 쪼갠 후 상장한 탓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겠지만,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될 경우 모회사 주주들은 주가 할인의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한국조선해양 주주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재벌들의 합법적인 사기와 같은 현대중공업 재상장으로 피눈물 흘리고 있는 개인들을 위한 국민청원’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고, 현재까지 140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자신을 2년 전에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매수했다고 소개한 청원인은 “현대중공업을 단 한 주도 매도하지 않았는데 왜 현재는 한 주도 보유하지 못하게 된 것인지 증시 역사상 전무후부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동일한 사명으로 상장돼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재상장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 4개사로 인적분할됐다. 이 중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됐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명분 하에 한국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바꾸고 조선사업 관련 중간지주회사가 됐다. 아울러 비상장 신설회사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설립한 뒤, 이번에 코스피에 상장한 것이다.

청원인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연기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흐름을 보면 유럽연합(EU)의 반대로 인수가 무산된다면 한국조선해양은 당연히 제가 매수했던 현대중공업으로 다시 되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소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결정된 후에야 현대중공업 재상장이 이뤄져야 하는데도 정부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고 꼬집었다.

하지만 한국조선해양 측은 향후 현재 주가 하락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사가 현대중공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자회사의 성장이 지주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중공업 상장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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