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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불확실성 돌파”…SK이노,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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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기자

승인 : 2021. 11. 16. 15:28

배터리·석유개발(E&P)사업 분사
그린사업 전환 5년간 30조 투자
脫화학·정유로 체질개선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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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로 대내외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팔을 걷고 나섰다. 특히 ‘지속가능경영’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탈(脫)탄소 이미지 탈피를 위해 주력 사업과 사명 변경을 통해 아예 기업 간판을 바꾸는 곳도 늘고 있다.

창립 53년만에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성장한 포스코그룹은 수소공급회사로 탈바꿈하며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총성없는 전쟁터로 변한 유통업계에서도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자였던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수합병(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생존을 위해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재계에서 변화와 혁신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곳은 단연 SK이노베이션이다. 기름 장사를 위해 설립되면서 태생부터 탄소기업이었던 SK이노베이션(옛 유공)은 사업부 분사와 자회사들의 사명 변경 등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자회사 사업들을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키운 뒤 SK이노베이션은 궁극적으로 그룹 내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며 투자회사로 변신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면서 친환경기업으로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달 1일자로 ‘탈탄소 전환’을 공식 선언한 지 반년을 맞는다. 수개월새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각각 SK온, SK어스온의 이름으로 분사시키는 한편 또 다른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사명을 SK지오센트릭으로 변경했다.

이는 그동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 경영과도 맞물려 있다.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의미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향후 5년간 30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자산을 7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김준 총괄사장 주재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를 내놨던 SK이노베이션의 변신 속도는 더욱 빨라진 모습이다. 1962년 국내 최초로 정유사업을 시작하며 60년 동안 이어온 기름 장사를 접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는 청사진이다. 필요한 재원은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외부업체와 합작사(JV) 설립, 인센티브, 자산정리 등의 방식을 고려한다. 이미 분리막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상장시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SK온을 분사시킨 것도 그 일환이다. SK온은 분사하자마자 미국 공장 증설에 5조원, 중국 공장 증설에 3조원 투입 계획을 내놨다. 급격하게 팽창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고려할 때 수요 폭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도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재무 개선과 함께 사업 안정성이 어느정도 궤도에 안착하면 SKIET처럼 증시에 문을 두드려 추가 투자 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SK온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SKIET를 중심으로 한 분리막 사업과 배터리 사업의 다음 주자로 꼽히는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도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BMR 사업을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세전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은 SK이노베이션의 ‘파괴적 혁신’이다. 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지난 60년을 정유와 화학이 이끌어 온 만큼 탄소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 탄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탈탄소에 대한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정유·화학 사업을 단순히 매각해버리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두고 회사 가치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SK온과 SKIET 외에도 SK에너지·SK지오센트릭·SK루브리컨츠·SK인천석유화학·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SK어스온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배터리 사업 중심의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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