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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으로 가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상품본부 이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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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2. 03. 07. 18:22

순혈주의 타파인사,'변화의 방향·속도 모두 파격' 평가
고급 이미지 위해 롯데백화점 강남 건물 전면 개조계획
정준호 롯대백화점 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제공=롯데백화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보수적인 롯데백화점 조직 문화를 전면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핵심 부서를 이전하는 등 취임 후 3개월 남짓한 시간 만에 보여준 변화의 방향과 속도가 첫 외부 출신 CEO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 1위 사업자지만 경쟁사들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은 만큼 전례없는 시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명동에 위치했던 MD(상품)본부를 오는 5월 중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유오피스 ‘위워크’ 건물로 이전한다. 해외 럭셔리 상품군을 담당하는 ‘MD1본부’와 일반패션·자체브랜드(PB)·식품부문을 담당하는 ‘MD2본부’ 직원 약 230명이 새 근무지로 옮기게 됐다. 대표 사무실은 명동과 삼성동에 모두 마련하고 마케팅, 디자인 인력은 인근 별도의 건물에 자리 잡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품본부 이전을 두고 신세계 출신인 정대표가 신세계 백화점의 지난 2017년 본사이전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신세계 백화점은 명동에 위치했던 본사 전체를 반포동으로 옮겼다. 강남점 증축 이후 백화점 매출이 국내 최대 점포인 롯데백화점 소공점과 비등할 정도로 증가하자 본사 이전을 과감히 단행한 것이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잠실점과 강남점의 고급화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강남 1등 백화점을 만들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국내 백화점 업계 1위지만 다소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한 롯데백화점이 2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젊은 조직을, 외부적으로는 고급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매출 격차는 2020년 8750억원에서 지난해 7515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에서는 신세계백화점(3622억원)이 롯데백화점(3490억원)을 넘어섰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일 지방시코리아 지사장 이효완 전무, 발렌시아가코리아 진승현 상무, 루이비통코리아 김지현 상무보 등 주요보직에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경쟁사인 신세계나 갤러리아보다 명품 분야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온 롯데백화점은 특히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외부영입, 내부 승진을 가리지 않고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변화의 방향도 파격적이지만 대표직 취임 이후 세 달 남짓한 기간에 내린 결정의 속도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이와 함께 강남점 건물 전면 개조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와 외관·층고·주차장 등 세부 리뉴얼 사항을 검토 중이다”며 “확정이 된다면 홍콩의 력셔리유통기업인 조이스그룹 출신이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총괄 지휘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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