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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원조 명성 되찾기…‘조현민 합류’ ㈜한진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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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승인 : 2022. 03. 22. 18:14

태양광·전기차 등 사업다각화
신규사업 관련 정관 변경 예정
(주)한진 조현민 사장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 /㈜한진
“임원·실무진 가릴 것 없이 다들 신사업과 새로운 마케팅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지요.”

㈜한진이 확 달라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동생인 조현민 사장 합류 후 올드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물류사업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젊고 업계 트렌드에 밝은 조현민 사장은 미래 글로벌 물류산업 생존 키워드로 꼽히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택배물류 과정중에 상품을 개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 시장 선점을 경영 목표 최우선에 뒀다. 조현민 사장 지휘 하에 물류 관련 데이터 사업이나 고객 니즈를 반영한 ‘공동배송센터’ 운영사업 등 동종업계 타사는 시도하지 못하는 신사업을 과감하게 추진 중이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노사 갈등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2위 ㈜한진이 치고 갈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조현민 사장은 오빠 조원태 회장이 총괄하는 항공 물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항공물류와 연계할 경우 택배시장 후발주자 ㈜한진이 새로운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한진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사업 관련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정관을 일부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신규사업에는 태양광 발전사업, 전기판매업, 전기신사업, 전기차 충전사업 및 관련 일체 사업이 포함돼 있다. 더불어 신사업 추가 투자를 위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 증액 등 자금조달 관련 정관을 개정하는 안건도 상정됐다.

업계는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데 따른 대응 포석으로 보고 있다. ‘1강2중’ 체제인 국내 택배업계는 온라인 소비 보편화로 경쟁이 치열하다. 자체 처리물량만 연간 5억개인 쿠팡도 지난해 택배사업자격을 다시 획득하면서 업계 1위 CJ대한통운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 택배 시장점유율은 2020년 물동량 기준 CJ대한통운이 50.1% 이고,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각각 13.8%, 13.4%로 2·3위를 겨루고 있다.

㈜한진은 추진력으로 무장한 오너 3세 조현민 사장의 지원 아래 각종 신사업을 밑어붙이고 있다. 조 사장은 최근 로봇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서울 및 경기 일부 신축 대단지 아파트에 설치되고 있는 ‘공동배송센터’를 활용해 단지 내에 배송로봇을 도입해 택배서비스는 물론 배달, 쓰레기 배출 등 라스트 마일 생활물류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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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엔 가상현실(VR)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공동출자해 ‘휴데이터스’를 ㈜한진 본사에 설립했다. 택배차량에 카메라를 장착해 도로 최신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지자체 등에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사내 신사업 공모전에서 1위로 선정된 직원 아이디어를 조 사장이 검토해 추진하게 됐다. 데이터 수집을 통해 소비자 세부 니즈를 파악하고 결과적으로 또 다른 신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조 사장은 보고 있다.

조 사장은 17년 경력의 마케팅 베테랑이다. 2005년 LG애드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2007년 대한항공, 2012년 진에어에 합류해 그룹 마케팅을 총괄했다. 대한항공 뉴질랜드편 광고에 본인이 직접 출연해 번지점프를 하거나 한겨울 종로 한복판에서 민소매 차림으로 진에어 여름항공권을 홍보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보수적인 그룹 이미지를 바꿨다.

㈜한진에선 조 사장 아이디어로 업계 최초 모바일 택배게임과 굿즈를 출시해 MZ세대를 공략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현대차 사내 마케팅 강연에 나서거나 진에어 유니폼을 직접 디자인하는 등 마케팅 실무에 강한 ‘워커홀릭’ 스타일”이라며 “한진그룹에서 다져온 마케팅 경험으로 ㈜한진을 브랜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이끄는 택배부문은 ㈜한진의 4개 사업 중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2017년 37.8%(6099억원)에서 202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50%를 넘었고 지난해 52.8%(1조1373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은 올해 들어 택배 분류 인력 2000명을 추가 고용했고 내년 대전 메가허브 물류센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일평균 처리가능택배물량을 작년 기준 188만박스에서 288만박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한진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택배차량 8900대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등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빠르게 변하는 물류산업에서 새로운 방식의 물류서비스 개발해 경쟁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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