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별 지분 '비등'…사촌간 승계 불투명
경영권 다툼 땐 '경영 정상화 길' 험난
"향후 가족회의 거쳐 승계 결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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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고(故) 박두병 초대 회장의 장손이다. 재계에서 통용되는 장자승계 원칙을 고려하면 박정원 회장 다음으로는 박용성 전 두산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이 이어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그룹 내에서는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두산 부회장)이 박진원 부회장보다 영향력이 크다. 핵심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존 원칙인 가족간 공동경영을 깨고, 박정원 회장과 그 형제, 자녀들로 승계가 이어진다면 사촌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산그룹에선 가족 공동경영에 반기를 들었던 형제가 그룹에서 축출됐던 전례가 있다. 현재 각 일가별로 보유한 지분율이 비등비등한 만큼 과거처럼 ‘형제의 난’이 재현 될 수 있다. 다만 두산그룹이 과거 내홍을 겪은 만큼, 이번 승계 불투명성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제 막 채권단 관리를 졸업해 정상화 길을 걷고 있는 만큼 분쟁을 최소화하고, 가족회의를 거쳐 승계를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인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가 경영권 있는 지분 전량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두산그룹을 이끄는 박정원 회장과의 특별관계가 해소됐고, 오너일가 전체의 지분율도 7.84%가 줄었다.
박용만 전 회장 일가는 지난해 11월 두산그룹 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독자행보를 택한 이유로 ‘형제간 공동경영’ 원칙이 깨지고, 현 박정원 두산 회장 일가로의 승계가 유력하기 때문에 승계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형제들이 번갈아 그룹 회장을 맡아왔다. 고 박용곤 전 회장을 필두로 형제인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박용만 전 회장이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었다.
이후 박용곤 전 회장 장자인 박정원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아 두산그룹의 전통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룹 내부에선 박정원 회장의 후임으로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두산중공업회장)과 박용
성 전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 모두 거론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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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경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향후 사촌간 경영권 다툼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의 ㈜두산 지분율은 12.35%, 박용성 전 회장과 그의 아들인 박진원 부회장, 박석원 ㈜두산 사장 형제의 지분율은 10.1% 수준이다. 각 사촌들 간의 지분율 차이가 적은 만큼 분쟁이 치열하게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두산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가족간 비극으로 이어진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원만하게 경영권 승계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고 박용오 전 회장과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 등을 포함한 형제들간의 경영권 난이 벌어졌다. 당시 양측의 그룹 경영 비리 폭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오너 일가의 분식 회계, 비자금 조성 등의 치부가 드러나면서 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형제의 난을 겪은 이후 두산그룹 일가는 승계 등 주요 사안을 결정하기 위해서 가족회의를 거친다. 이번 박용만 전 회장의 지분 매각도 오너일가 지분율에 영향을 주는 만큼 가족간 회의를 통해 어느정도 동의를 구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향후 박정원 회장의 후임자 또한 가족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은 만큼 오너일가는 중요한 결정 전에 어느정도 가족간 충분한 소통과 논의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있고, 박용만 전 회장도 이런 절차를 거쳐 두산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아직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을 이끈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차기 회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