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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전자, 美 스마트폰 구독 실험…신제품 쉽게 교체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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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 기자

승인 : 2022. 04. 01. 17:55

애플, 올해 말~내년 초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출시
삼성전자, 美 ‘삼성 액세스’ 재출시 검토 중
전문가들 "소비자 락인 효과 기대...韓 도입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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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
애플·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스마트폰 구독서비스 실험에 나선다. 애플은 아이폰을 구매하지 않고 가전을 렌털하듯 구독해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매월 정기 구독료를 내고 제품의 소유권을 얻는 것이다. 애플에 자극 받은 삼성전자도 북미 지역에서 구독 서비스 시장 재진입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종료된 ‘삼성 액세스’를 보완해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 서비스는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정해진 기간 아이폰을 빌려 쓰는 형태를 띨 것으로 알려졌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앞으로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맥북, 애플 워치를 포함한 하드웨어 제품으로 구독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도 애플과 비슷한 전략을 짜고 있다. 앞서 2020년 5월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구독 서비스 ‘삼성 액세스’를 선보였다. 고객은 한국 돈으로 월 4만~5만원을 내고 ‘갤럭시S20’ 시리즈의 자급제 모델을 이용하다 9개월 뒤 최신 모델로 바꿀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용자 수가 기대만큼 많지는 않아 지난해 말 서비스가 중단됐다”며 “재출시를 위해 현재 프로그램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구독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이동통신사의 주도로 삼성 갤럭시 S10 구매 고객 대상의 ‘슈퍼찬스’라는 구독 서비스가 시행됐으나, 반응이 지지부진해 현재는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말했다.

양사가 다시 구독 서비스에 눈길을 돌린 이유는 성능·내구성의 강화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 신제품 수요는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33개월로, 2014년(23개월)보다 10개월 늘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스마트폰 할부 프로그램이 36개월짜리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IT매체 더 버지는 “기존에 있던 24개월, 30개월 약정이 없어지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양사가 준비하는 서비스도 스마트폰 신규 수요를 이끌어내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구독 기간 내 제품을 여러 차례 바꿔 써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기존의 보상 프로그램은 제품 구매 후 1~2년가량 사용한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교체 지원금을 받았지만, 구독은 더 빠르게 신제품을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출시가 스마트폰 업계 전반에 몰고 올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시장점유율 강화와 수익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품 구매가 ‘소유’보다는 ‘일정 기간 경험을 누리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의 탄생은 앞으로 전자업계에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에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이동통신사가 전체의 약 80%를 유통하고, 나머지 20%가량이 자급제다. 아직은 이동통신사에 통신요금제에 가입하면서 보조금을 받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이동통신 서비스와 IPTV,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오버더톱(OTT) 콘텐츠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결합 상품 가입 비중도 높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통신사는 무선통신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면서 요금 할인을 하지만 국내 통신사는 IPTV와 인터넷, B2B, OTT 등 사업을 하면서 이들 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구독 상품을 내놓는다”며 “소비자를 사로잡기에 제조사의 자체 구독 서비스는 경쟁력이 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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